매일신문

[국채보상운동 100주년] 김영호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회장

"대구·경북 지역민 여러분이 반드시 알아야할 것이 있습니다. 20세기, 우리나라의 근대사가 시작되던 시기부터 대구가 우리 역사의 중심이었다는 것이죠. 대구에서 일어나 전 국민이 참여했던 1907년 국채보상운동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대구는 자랑스런 민족역사의 핵심입니다."

김영호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회장(전 산업자원부 장관·사진)은 국채보상운동 발발 100주년을 맞는 올해, 대구·경북 지역민들은 자긍심을 가져야한다고 했다.

"국채보상운동은 단순히 외채를 갚자는 운동이 아니었습니다. 조선시대까지 역사의 뒤편에 서있던 서민들과 민중이 5천년 역사상 처음으로 역사의 주체로 등장했던 대사건이고요, 결국 한국시민민족주의운동의 효시입니다. 그 뿐입니까, 여성들도 나섰던만큼 한국근대여성운동의 시초였습니다. 국민들이 모금해 나라빚을 갚자는 것이었으니 한국 근대 국민적 기부운동이고요, 경제주권회복운동이었습니다."

김 회장은 '정말 대단한 운동'이라고 평가했다.

"대구·경북이 왜 우리 근대사의 중심이라고 하느냐하면, 그 뿌리가 있습니다. 우리 지역은 국채보상운동을 통해 자랑스런 독립운동사의 중심에 섰고요, 암울한 이승만 독재정부 당시 2·28의거를 통해 대구의 정신을 보여줬습니다. 대구는 명실상부한 역사도시입니다."

김 회장은 묻혀져 있던 국채보상운동을 되살린 장본인. 그는 각고의 노력으로 당시 기록을 찾아다니면서 국채보상운동의 흔적을 발굴, 대구의 자랑거리로 만들었다.

그는 국채보상운동이 다시 조명될 수 있게된 데에는 자신의 노력도 있었지만, 대구시와 지역 최대 언론인 매일신문의 역할도 컸다고 했다.

"10년전인 1997년, 대구라운드를 만들었습니다. 국채보상운동의 연장선이었죠. 세계의 조류는 채권자의 책임을 묻는 시대입니다. 대구라운드가 바로 그것을 지적했습니다. 외환위기 당시 한국이 채권자의 책임을 물었더라면 200억 달러~300억 달러 가량의 이익을 봤을 거라는 하버드대 샥스 교수의 언급을 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국채보상운동 100주년을 맞아 우리는 이러한 시각과 주장을 다시 부각시켜야합니다."

그는 오는 5월쯤 세계의 석학들을 초청, 대구라운드를 열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그는 '채권자의 책임'을 다시 한번 묻고, 우리가 다시는 100년전의 불행과, 10년전 외환위기같은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저는 이번 대구라운드를 통해 대구에 '국제금융기술훈련센터'를 만들도록 하는 요구안을 IMF에 낼 예정입니다. 대구는 100년전 국채보상운동을 시작했던 도시인만큼 우리나라에서 최적의 위치입니다. 대구는 100년전 대외채무에 대한 인식을 확실히 가졌던 도시인만큼 역사성을 봤을때 당연히 이 곳에 센터가 들어와야합니다. 우리가 국제금융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100년전에도 당했고, 외환위기때도 아픔을 겪었습니다. 이제는 국제금융기술을 가져야합니다. 그래서 채권자들이 책임을 갖고, 이 시설을 만들어줘야한다고 요구할 것입니다."

그는 국채보상운동이 '꼬심과 부추김'에 대한 예리한 비판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100년전 기억을 잊어버린 채 여전히 꼬심을 당하고 부추김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

"저는 외환은행되찾기 국민운동본부의 공동대표도 맡고 있습니다. 우리 기둥을 지켜야합니다. 아무리 개방화라지만 기둥만은 내주면 안됩니다. 오늘의 현실은 외채 뿐만 아니라 주요 자산까지 해외에 유출, 우리의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습니다. 100년전 기억을 되살려 경제주권회복운동에 나서야합니다."

김 회장은 100년 전 기억을 되살려야한다고 강조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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