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이 열렸을 당시. 대구에서 한국과 미국이 격돌했다. 전국의 축구팬들은 물론, 외국인들까지 대구에 집결, 거리에서 응원전을 벌였다.
경기장에 입장하지 못한 축구팬들 상당수가 대형 전광판이 있는 대구 중구의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으로 모여들었다. 외지에서 온 축구팬들은 "대구 도심 한복판에 이렇게 아름다운 공원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를 더 물었다. "공원이름이 왜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이죠? 국채보상운동이 도대체 뭔가요?"
◆역사도시 대구의 흔적
대구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1만2천 평 규모의 대형 도심 공원이 국채보상운동의 발원지 대구를 알리고 있다.
이 공원은 국채보상운동을 제대로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02년 월드컵 때는 물론, 전국의 사람들이 이 아름다운 공원을 보고 국채보상운동을 떠올리고 있다. 결국 제대로된 기념공원이 100년 전의 '거사' 의미를 제대로 가르쳐주고 있는 것.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내에는 5천년 역사상 처음 일어난 여성운동을 기념하는 비석도 서 있다. 국채보상운동이 일어났을 당시, 부녀자들이 이 운동에 동참한 것을 기념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앞을 가로지르는 도로 이름이 국채보상로다. 달구벌대로와 함께 대구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주 도로에 '국채보상운동'의 기운이 서려져있는 것이다.
국채보상운동이 전국적으로 번져간 도화선이 됐던 1907년 2월 21일 대구 군민대회. 이 집회가 열린 대구시민회관 터에는 국채보상운동기념비가 서 있다. 온 백성이 엽전을 모으는 모습이 형상화돼있다.
대구 곳곳에는 이렇듯 '국채보상운동'을 기념하는 공원과 기념비, 도로가 즐비하다. 역사적으로 빈약한 도시라는 아쉬움에 싸여있던 대구가 '역사도시'라는 명함을 내밀만큼 충분한 '인프라'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역사도시의 도약
100년전 국채보상운동은 대구의 가치를 새롭게 만들고 있다. 국채보상운동 발발 100년이 되는 올해 역사도시 대구를 더욱 빛내줄 다양한 기념사업이 마련되고 있는 것.
우선 앞으로 수백년, 수천년간 국채보상운동의 숭고한 뜻을 후손들에게 알려줄 기념관·기념비 건립사업이 올해 본격화한다.
지하1층, 지상3층 규모의 국채보상운동기념관 건립사업에 중앙정부가 올해부터 재정을 지원, 연건평 700여 평 규모의 기념관이 만들어진다. 건립장소는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부근이 될 것으로 보이며 올해부터 사업이 시작된다.
이 기념관이 만들어지면 자라나는 어린이·청소년들이 대구·경북의 자랑인 국채보상운동을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를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국채보상운동의 불씨를 당긴 김광제·서상돈 선생의 흉상이 올해 만들어진다. 대구시와 매일신문이 흉상 건립사업을 주도하며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내에 실물 크기의 1.5배 규모로 제작돼 설치될 예정.
이 흉상 건립과 관련, 대구시와 매일신문사가 각 3천만 원의 비용을 부담하고,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가 1천만 원을 낸다.
김광제·서상돈 선생의 공동어록비도 만들어진다. 이 부분에 대한 재원은 김광제·서상돈 선생 후손들이 댄다.
국채보상운동이 일어났던 흔적들에 대한 '표시'도 강화된다. 대구 군민대회가 열렸던 북후정 자리에는 기념비가 이미 서 있지만 다른 곳에는 기념비가 없기 때문.
국채보상운동의 발원이라 할 수 있는 '특별문회'가 열렸던 대구 중구 수창동 옛 광문사 자리와 남일동 패물폐지부인회의 활동장소인 중구 진골목, 중구 서상돈 고택 등지에도 다음달쯤 상징표석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행사 기억하세요
올해 국채보상운동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돼 '전국적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국채보상운동과 관련된 자료집이 발간된다.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와 공동으로 추진되는 이 사업의 결과물은 전국 초·중·고 및 대학교 등에 배부, 국채보상운동의 '위치'를 잡아주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우정사업본부는 국채보상운동 기념우표를 다음달 160만 장 규모로 발행한다.
국가보훈처는 다음달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김광제·서상돈 선생을 지정, 100년전의 업적을 되살릴 방침이다.
대구시와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는 다음달 21일 국채보상운동 100주년 기념식을 갖고, 이날부터 1주일간을 국채보상운동 기념주간으로 설정해 학술대회 등을 연다.
또 국채보상운동이 담배를 끊어 국채를 갚자는 것이었던만큼 한국 금연운동 100주년으로도 설정, 전국 금연대회가 대구에서 열릴 전망이다. 한국소비자연맹 및 대구소비자연맹 주관. 기념사업문의 053)745-6753.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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