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무더위에 잘 지내고 계시나요?
무작정 짐 싸들고 떠나곤 하는 철딱서니 없는 짓은 이제 정리하고 매일 도시락 싸들고 도서관 와서 지적인 사치를 하며 즐겁게(?) 보내고 있죠.
한때는 도서관 냄새는 너무 역겹다며, 절대 근접하지 않았으나 후훗 그것도 적응하니 마약같이 계속 끌리는 향기가 되네요. 지금 불어능력시험 준비하고 있구요, 어학 쪽으로 대부분 공부하죠. 과외 알바 두 탕씩 뛰면서.^^(2002.7.15)
RE:유경에게
도서관에서 공부 삼매경(?)에 빠져 있는 유경이 모습이 눈에 선하네.
대학원 가는 준비는 잘돼 가는지 궁금.
가만 셈해보니까 유경이 알게 된 지 벌써 햇수로 3년째인 거 있지. 2000년 9월 여대생캠프 때 만났으니까. 세월 참 빠르다. 무슨 일을 하든 성찰하는 삶이 되었으면 해. 그렇다고 너무 자기반성에 몰두해 앞으로 전진하는 에너지마저 죽여 버리는 '우'를 범하진 않으리라 믿어. 유경 파이팅!!! (2002.7.16)
*
대학원생 권유경(27) 씨는 '인생의 멘토(Mentor)'를 만난 덕에 진로가 180도 바뀌었다. 권 씨가 '내 인생의 멘토'로 서슴없이 떠올리는 사람은 바로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정일선(40) 수석연구원.
이들이 처음 만난 것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주최 '여대생 캠프'에 참가한 권 씨는 정 씨를 유독 잘 따랐다. 여성문제에 별로 관심 없던 권 씨는 정 씨를 만난 후 대학원까지 진학, 최근 '결혼이민자'를 주제로 한 논문까지 마쳤다.
논문을 쓰는 데에도 정 씨는 많은 도움을 줬다. "어떤 자료를 찾으면 좋을지, 어디서 누구를 만나는 게 좋을지 실질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메일로, 전화로 수시로 연락하죠. 특히 외로울 때면 가장 먼저 떠올리며 연락해요."
정 씨 역시 권 씨를 여동생처럼 생각한다. "지방대, 게다가 여성이라는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열심히 하는 모습이 예뻐요. 인재를 발견해 키우는 기쁨이 화초를 키우듯 뿌듯하고 보람있습니다." 이처럼 사회생활에서 멘토와 멘티로 만나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가 늘고 있다.
'멘토'란 스승·상담자라는 말로, 가르침을 받는 사람은 '멘티(Mentee)'라고 부른다. 이는 선배(Mentor)가 가진 풍부한 경험과 전문지식을 후배(Mentee)에게 나누어주고 각종 애로사항까지 조언하면서 사회적 유대관계를 넓혀나가는 일종의 도제식 교육이다.
특히 멘토링은 여성에게 꼭 필요한 관계. 남성들은 조직 내에서 학연을 통해 연결되고 퇴근 후 술자리에서 직장 내 문화와 사내 정치를 배운다. 하지만 여성은 여기에서 배제되기 때문에 실제로 조직에 적응하는 기간이 훨씬 길다. 여성 상급자의 비중이 낮아 성공한 '역할 모델'을 찾기 쉽지 않은 것도 멘토링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일에서 최상의 성공을 거두고 싶다면 역할 모델로 삼을 만한 사람을 만나야 한다고 충고한다. 즉'멘토'가 있어야 한다는 것. 실제로 고위직에 오른 여성들의 대다수가 자신의 성공 요인 중 하나로 멘토링의 효과를 꼽았다.
특히 자신과 성이 같은 여성 멘토는 남성 멘토가 주지 못하는 정보를 줄 수 있다. 옷차림이나 화장에 대한 지적은 물론이고, 출산 휴가 등의 경험에 비춘 보다 실제적인 충고를 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훨씬 적극적인 도움을 준다는 것.
멘토링솔루션 김호정 대표는 멘토링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멘토링은 정(情)이 크게 좌우하므로 한국 정서에 가깝습니다. 그동안 관리자들 중 여성의 포지션이 작았던 만큼 여성인력을 키우기 위해선 멘토링이 중요합니다.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멘토를 만난다면 평생의 든든한 후원자가 생기는 셈이죠. 이를 위해선 먼저 서로 마음을 여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멘토는…
▶ 내 가치관을 강요하지 마라
- '나를 따르라'는 식은 위험하다. 나의 또다른 붕어빵을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
▶ 멘티를 눈여겨보고 꾸준히 관찰하라
- 멘티의 장점과 단점, 비전 등을 눈여겨보고 그 범위 내에서 조언하는 것이 필요하다.
◇ 멘티는…
▷ 멘토의 노하우를 흡수해 빠르게 성장하겠다는 욕구를 앞세우지 마라
- 멘토를 자칫 '넘어야 할 산'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딛고 서는 계단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는 것.
▷ 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라
- 이익을 목표로 다가가면 멘토가 가장 먼저 거부감을 느낀다. 배우는 자로서 신뢰와 충실함을 먼저 가지도록 해야한다. 관계 형성에는 멘티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 사회 초년생이나 대학생·고등학생 등 멘토를 만들고 싶은 여성은 신청해 주세요. 지역 여성 리더들과 멘토-멘티로 연결해 드리고 이를 기사화할 예정입니다. 전화(053-255-5910)나 이메일(beacon@msnet.co.kr)로 연락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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