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지하주차장 10대들 `활개` - 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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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지하주차장 10대들 '활개'

차량 120여대 털이…범인은 10대 가출소년

대구 북구 강북일대에서 한달동안 120여 대의 차량을 털어온 10대 가출청소년들이 붙잡혔다.

대구 북부경찰서는 8일 북구 일대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문을 따거나 유리창을 깨는 방법으로 차량 120여 대를 부수고 금품을 훔친 혐의로 김모(16·북구 읍내동) 군 등 10대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임모(16) 군을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북구 일대에서 지난달 12일부터 지난 3일까지 129대의 차량을 부수고 현금 330여만 원을 훔치고 지난 2일에는 승용차를 훔쳐 달아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이들 청소년들은 심야시간대 경비원, 주민의 감시가 소홀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차량만을 상습적으로 털어 여관비, 찜질방, PC방, 노래방을 전전하며 돈을 썼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강도상해 혐의로 소년원에 있다 지난해 11월 말 출소한 김모(16) 군은 소년원에서 선배(?)들에게 전수받은 차량털이 수법을 범행에 이용해 충격을 주고 있다. 김 군은 일부 SUV차량과 소형차량은 별다른 특수 도구없이도 손쉽게 차문을 열 수 있는 것을 이용해 약 열흘간 이같은 수법으로 차량 49대를 털었다. 그러나 이렇게 열 수 있는 차량이 적고, 훔친 돈도 많지 않자 드라이버, 돌을 이용해 닥치는데로 차량 조수석 유리창을 깼다. 대부분 차량이 탠팅(소위 선팅으로 알려진 햇빛차단필름)이 돼 있어 큰 소리도 나지 않았다. 또 차량 앞 쪽에 빨간 불빛이 있는 경보음 차량은 손대지 않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으며 경찰에 잡히지 않자 점점 대담하게 범죄행각을 벌여나갔다. 이들은 모두 129차례 차량털이 중 2, 3번은 아파트 경비원에게 들켰지만 노인이라는 점 등 때문에 쉽게 도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조사에서 이들은 "도로, 길가에 주차된 차량은 들키기가 쉬워 지하주차장을 노렸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10대 가출청소년들이 생활비, 유흥비 마련이 쉽지 않자 일부 주동자가 나서 차량털이를 시작했으며 범죄행각이 점점 대담해졌다."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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