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플 점수는 안 밝혀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보다 훨씬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많은데..."
2007학년 대구외고 특차전형에서 영어과에 합격한 정은정(16·경북 포항) 양. 정 양은 자신의 토플 점수가 별로 높지 않다면서 수줍게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영어공부에 대한 대화가 이어질수록 또박또박 쾌활하게 의견을 밝혔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아버지를 따라 10개월 가량 미국에서 생활했다는 정 양의 발음은 원어민에 가까웠다.
"외고에 가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만 있었지 본격적인 준비는 중2 겨울방학 때부터 시작했어요. 토플(CBT)시험도 딱 세 번만 친 걸요."
정 양은 미국에 다녀온 후 말하기와 쓰기 실력이 부쩍 늘면서 "영어를 좋아하는 적성을 살려 다양한 분야 공부를 하고 싶어 외고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이전까지는 친구들과 동네 학원에 다니면서 영어를 배운 것이 고작이다. 비평준화 지역인 포항에서는 내신성적 관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다보니 영어에 많은 시간투자는 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토플 학원에 다니지 않고 주로 독학으로 토플공부를 했다. 중1때 받은 첫 토플성적은 237점. "듣기와 쓰기가 별로 어렵지 않아 다 맞았을 것 같았는데 점수는 잘 안 나왔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하지만 중3에 올라와 본격적으로 외고 진학 준비를 시작하면서는 밤 늦게까지 토플책과 씨름했다.
정 양이 몸으로 익힌 토플 노하우는 뭘까?
"독해 영역은 여러 가지 소재의 글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그래서 인문, 과학, 시사 등 분야별로 지문을 묶어 파일로 만들어서 계속 독해 연습을 했어요. 그렇게 해보니 동일한 분야에서는 비슷한 단어나 주제가 자주 반복됐고, 이런 연습이 실제 시험에서 도움이 됐어요."
단어를 외우기 위해서는 원문을 늘 가까이 하는 것이 최고라고 했다. 단어집을 한 권 통째로 외우는 것은 좋지 않다는 얘기였다. "실제 단어의 쓰임새를 원문을 통해 익히면 더 잘 외워져요. 그냥 단어 뜻만 외우면 잘못 번역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을 보더라도 예문을 외우는 게 훨씬 낫죠."
리스닝은 매일 연습했다. 어학용 소형 카세트의 재생속도를 빠르게 정해놓고 계속 들었더니 시험장에서는 굉장히 느리게 느껴졌다고 했다.
"요즘 토플 리스닝에서는 제시문을 다 들려주고 난 다음에 문제를 한 개씩 컴퓨터 화면에 띄워주기 때문에 미리 답을 짐작할 수도 없어요. 그래서 들을 때 제시문의 키워드나 핵심주제어에 신경을 집중해 잘 외워야 합니다. 듣기는 암기력이 좋아야 할 것 같아요."
IBT로 바뀌면서 쓰기 영역도 훨씬 어려워졌다. 기존의 'Agree 또는 Disagree' 유형에다 요약·비교하는 유형이 추가됐기 때문. "새 유형의 문제 경우 한 지문은 눈으로 보게 하고 한 지문은 귀로만 들게 해 풀도록 하기 때문에 더 어렵다."고 했다. 토플시험 직전까지 빈출주제 100개를 골라 매일 한두 개씩 글로 쓰는 연습을 했다.
"(IBT로 바뀌면서) 토플 시험의 질이 훨씬 높아졌어요. 미국 학교생활에 꼭 필요한 어학실력을 갖출 수 있도록 했다고 할까, 요령이 통하지 않는 것 같아요."
정 양은 학원의 큰 도움 없이도 토플 공부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은 이유를 "영어 자체를 좋아했기 때문"이라며 "시험에 임박해서는 밤을 새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영어를 즐기는 마음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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