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교 논술캠프)"논술 기초 실전연습 공교육의 역할 선봬"

혜화여고 논술캠프의 아이디어는 '밤새워 책읽기'라는 독서행사를 진행하던 중 학생들에게 2008학년도 입시를 보다 자세하게 안내하고, 논술의 길잡이를 마련해 줄 필요를 느끼게 된 데에서 나왔다. 그 후 3개월에 걸쳐서 대략적인 행사 계획과 대학 강사 섭외 등을 추진해 갔다.

처음 계획은 소규모 학생들을 대상으로 몇 개 대학의 입시안을 직접 들어보고, 논술을 직접 출제하거나 심사하는 분들에게 논술의 기본 방향을 소개받는 정도였다. 2004년부터 학생 논술을 장려하기 위해 구성한 교내 논술 동아리 '노마드'('유목민'처럼 지식을 찾아 탐구하자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의 적극적인 참여가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추진 과정에서 예상외로 많은 학생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 행사 규모가 커졌다.

이번 캠프를 통해서 학교 논술 행사를 준비하고 싶은 여러 학교들에게 시사할 점도 많을 것 같아 쉽지 않았던 행사 준비과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대학 측의 강사 협조를 구하는 일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2007 대입 전형 기간과 중복되는 경우가 많아서 입시나 논술을 담당하시는 분들을 섭외하기가 쉽지 않은 편이었다. 결국 참여 기관별로 수십 회에 걸친 전화 요청과 일정 조정, 강의 내용 조율 등을 꾸준히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서울대, 연세대, 이화여대, 경북대에서는 입학업무 관리 책임자 혹은 실무 담당자들의 강사 섭외가 성사될 수 있었다.

수동적인 강의 듣기만이 아닌 능동적인 학생활동을 위해 분반활동을 일정에 포함시켰다. 분반활동은 본교 논술 담당 교사들을 중심으로 인문, 자연 계열별 학년별로 그에 맞는 논술 기초와 실전 연습을 해 보도록 했는데, 학생들의 호응이 대단했다. 늦은 밤중까지 조별 토의가 이어지기도 했으며 취침시간이 지난 후에도 교사들의 방에 찾아와 질문들을 해 대는 통에 교사들이 잠을 설치기까지 할 정도였다. 그 열의는 외부 강사들의 강의를 듣는 시간에도 이어져 대부분의 강의 후에 빗발치는 질문들로 예상 강의 시간을 훌쩍 넘기기가 일쑤였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공교육기관만이 해 낼 수 있는 나름의 역할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 주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글·박재완 혜화여고 교사(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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