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의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고건 전 국무총리의 행보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2일 이래 일주일 이상 외부행보를 극도로 자제하며 장고(長考)를 거듭하고 있는 것.
고 전 총리 측은 "정국구상을 위해 숙고 중"이라고 밝혔지만 그 뿐만은 아닌 것 같다. 우선 노무현 대통령과의 충돌 이후 스스로 정국을 돌파할 만한 묘수를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란 관측이다.
그는 원래 지난 달 중 여야 정파들이 참여하는 '원탁회의'를 띄운다고 공언했으나 지금껏 아무런 윤곽도 잡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고 전 총리는 최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정치권 동향에 따라 탄력적으로 시기를 조절할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지지율 하락도 장고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자신을 중심으로 한 신당창당 및 범 여권의 제 세력 결집을 유도할 수 있는 추진력을 스스로도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고 전 총리도 "최근 지지율 결과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그의 '장고'는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는 여당 상황을 일단 지켜보자는 뜻일 수도 있다. 고 전 총리는 지난 해 중도 통합 신당을 주장하면서 여당 내 잠재 대권 주자들에게 기득권(대선후보) 포기를 요구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모든 중도·개혁 세력들이 한 자리에 모이려면 기존의 틀을 완전히 부수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김근태 정동영 전·현직 의장이 기득권을 버리지 않고 이에 대해 반발하는 의원들만 늘고 있는 상황이다. '김·정 2선 후퇴론' 까지 제기되고 있어 고 전 총리로서는 당 지도부와 이에 반대하는 세력 간 힘겨루기 결과를 일단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는 또 금명간 '선도탈당' 입장을 표명한 염동연 의원 등과 만나 열린우리당과 차별되는 신당 창당에 대해서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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