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난해 흥행실패 외국영화, 올해는 어떻게 될까?

2006년은 한국영화의 해였다. 한국영화 점유율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60%를 넘은 것.

상영편수 또한 108편으로 전년 대비 24%나 늘어났다. 1천300만 관객을 불러모은 사상 최대 흥행작 '괴물' 역시 2006년 태어났다.

반면 외국영화는 '미션 임파서블 3',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정도가 흥행에 성공했을 뿐 대부분 초라한 성적을 거두었다.

하지만 올해는 연초부터 외화의 반란이 만만치 않다. 특히 이번 주는 외화들의 최대 격전장이 될 전망이다. 전편이 큰 화제를 모았던 일본 영화 '데스노트'의 후편 '데스노트 라스트 게임'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제니퍼 코넬리 주연의 액션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 동명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한 블록버스터 '에라곤'이 한꺼번에 개봉을 앞두고 있다. 또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스태프들이 모인 합작영화 '묵공'도 함께 개봉한다.

이 외화들 중 어떤 영화가 최후의 승자가 될까.

◆ 묵공

춘추전국시대, 조나라의 10만 대군은 천하 통일을 눈 앞에 두고 4천 명이 살고 있는 조그만 양성을 함락시키려 한다. 이때 양성을 돕겠다고 묵가군에서 찾아온 단 한 명의 지원군 혁리(류더화·유덕화)가 나타나 한 번의 화살 공격으로 조나라를 후퇴시킨다. 이후 뛰어난 전략과 전술을 구사하는 혁리를 양성의 백성들은 물론 왕자인 양적(최시원)도 믿고 따르게 된다. 그러나 왕과 권력자들은 혁리에게 누명을 씌워 성 밖으로 내쫓는다. 한편 조나라의 명장 함엄중(안성기)은 결국 양성을 점령하는 데 성공하고, 함엄중과 혁리는 최후의 대결을 펼친다.

'묵공'은 특히 전략과 전술을 이용한 전쟁에 초점을 맞춰 각종 병법과 장비들을 동원한 실감나는 전투 장면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평화를 지키기 위해 전쟁에 뛰어든 혁리의 '묵가사상'을 내세워 휴머니즘적인 시각도 강조했다.

일본, 중국, 대만에서 10년 넘게 사랑받고 있는 모리 히데키의 동명 만화 '묵공'이 영화의 원작이다. 한·중·일 합작영화로 160억 원의 제작비가 들었으며 홍콩 출신의 장지량 감독과 이주익, 이세키 사토루가 프로듀서로 참여했고 류더화를 비롯해 안성기, 최시원이 함께 출연해 눈길을 끌고 있다.

◆ 에라곤

'에라곤'은 천재 작가 크리스토퍼 파올리니가 20세 때인 지난 2003년 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유산'의 3부작 중 1편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로, 제작비가 무려 1천116억 원이나 들었다.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시리즈 계보를 잇는 판타지 영화.

줄거리는 비교적 단순하다. 배경은 세상을 지키던 모든 드래곤 라이더가 사라지고 절대악이 지배하는 세계. 가난한 소년 에라곤은 드래곤에 의해 선택받은 예비 영웅으로, 운명적으로 선택된 최후의 드래곤 라이더이다. 우연히 드래곤의 알을 얻게 된 에라곤은 알에서 깨어난 드래곤과 함께 요정 아리어와 전설적인 라이더 브롬의 도움으로 사악한 왕 갈버토릭스에게 대항한다.

◆ 블러드 다이아몬드

이 영화는 불편한 진실을 극적으로 연출해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극 영화의 재미와 함께 생각할 거리들을 제공한다. 배경은 1999년, 내전이 끊이지 않는 아프리카의 시에라리온. 아들을 학교에 보내고 고기를 잡으며 평온히 살고자 했던 어부 솔로몬(지몬 하운수)은 반군의 습격으로 가족과 헤어진 뒤 다이아몬드 광산에 끌려간다. 달걀만한 다이아몬드를 발견하고 남몰래 땅 속에 묻어 두지만 밀수꾼 대니 아처(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반군 사령관도 그 비밀을 알게 된다. 백인 아프리카인으로 다이아몬드 밀거래를 하는 대니 아처는 핑크 다이아몬드가 묻힌 곳을 알아내기 위해 솔로몬을 감옥에서 빼낸다. 분쟁지역을 취재 중인 미국인 기자 맨디 보웬(제니퍼 코넬리)은 정보를 얻기 위해, 또는 진실을 알기 위해 이들을 돕는다. 헤어진 아내와 아이들을 가까스로 만나지만 맏아들이 반군에게 끌려갔다는 것을 알게 된 솔로몬은 다시 절규한다.

배경이 되는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은 지난 1990년 발생한 내전으로 20만 명이 죽었고 25만 명의 여성이 성폭행을 당했으며 500만 인구 중 절반은 난민 신세가 됐다. 내전이 정부군과 반군의 다이아몬드 쟁탈전으로 바뀌면서 양민의 피해가 늘어났다.

◆ 데자뷰

영화 '데자뷰'는 시간여행을 통해 범죄를 막는다는 스릴러물. 축제가 한창인 미국 뉴올리언스의 한 부두, 수백 명을 태운 페리호가 출항하지만 곧 연쇄 폭발이 일어나면서 배는 아비규환의 현장으로 돌변한다. 폭발사건 전문 조사관 칼린(덴젤 워싱턴)은 테러의 배후를 캐기 위해 현장에 투입되는데, 인근에서 시체로 발견된 클레어 쿠체버(폴라 패튼)라는 여성에 주목한다. 그는 폭발이 사고가 아닌 계획적 테러이며 클레어의 죽음과 연관돼 있다고 직감한다. 익숙하지만 설명할 수 없는 광경들을 계속 마주하게 된 그는 과거의 영상에서 단서를 찾고 무고한 사람들의 삶을 다시 되찾아주기 위해 과학의 힘을 빌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기시감(旣視感)이 사람들의 단순 착각이 아니라 미래 인류의 시간이동이 만들어낸 흔적일지 모른다는 착상은 기발함을 선사한다. 또 더그와 클레어의 독특한 로맨스도 흥미로운 요소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