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아파트 분양, 30평형대로 'U턴'

지난 2,3년간 중대형 홍수 수요자 고갈…업체, 수익성보다 안정적 분양

중대형 평형이 주도하던 아파트 분양 시장에 '30평형' 열풍이 불고 있다.

소비 성향이 높아지고 평면 고급화 경쟁이 벌어지면서 주택업체들이 앞다투어 40, 50평형대 공급에 매달려왔지만 과잉 공급에다 대출 규제, 고 분양가 등으로 중대형 미분양이 늘면서 업체마다 '30평형' 공급 늘리기에 고심하고 있다.

올 상반기 수성구 범어동에서 분양에 들어가는 삼호 'e-편한세상'은 전체 700여 가구 중 80% 이상을 30평형대로만 구성한 '30평 전용 단지'를 분양할 계획이다.

시행사 관계자는 "2-3년 동안 수성구 지역에 40평형대 이상 중대형 공급이 집중되면서 수요자가 고갈된데다 40평형대 이상은 대부분 분양 가격이 6억 원 이상의 '고가 주택'인 탓에 대출 규제에 해당된다."며 "수익성은 떨어지지만 안정적인 분양을 위해서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우방도 상반기 범어동에서 분양하는 340가구 단지의 30평형대 비율을 당초 30%에서 최근 60%로 변경했으며 사월동 단지(300가구)의 30평형도 40%에서 60%로 상향하는 등 '30평형' 바람은 잘나가던 수성구에서 먼저 불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2-3년간 중대형 평형 과잉 공급 현상이 빚어진 탓이다.

실제 지난 2000년 이전 대구 지역에서 공급된 아파트 중 30평형대 미만이 차지하는 비율은 80%에 달했지만 지난해 지역에서 공급된 아파트 중 30평형대 비율은 46%, 2005년은 54% 등으로 해마다 중대형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수성구의 경우는 지난해 30평형은 전체 공급된 5천900 가구 중 21%인 1천200가구, 지난 2005년에는 24%에 그치는 등 심각한 공급 불균형 현상을 보여 왔다.

30평형대 바람은 수성구뿐 아니라 타지역으로 확산되고 있어 당분간 '주택 시장 트렌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태왕은 북구 읍내동에 분양 예정인 600가구 단지의 30평형대를 50%에서 60%로 올렸으며 한라주택도 상반기 분양에 나서는 태전동(381가구)과 읍내동(400가구) 단지의 30평형대를 30-40%에서 60% 이상으로 조정하기 위해 설계 변경 작업을 하고 있다.

또 화성산업이 2월 분양하는 송현 주공 일반 분양분(800가구)의 30평형대도 60%에 이르며 대림이 분양할 계획인 상인동 단지(800가구)의 30평형대 비율도 70% 이상 될 전망이다.

우방의 이혁 수주 담당 이사는 "시공사 입장에서는 30평형대 비율이 최소 50-60% 이상 되지 않으면 수주 자체를 아예 포기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시공, 시행사 모두 중대형 공급 때보다 수익성은 절반으로 떨어지지만 미분양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으로 대구 지역 내 미분양 아파트 8천 가구 중 40평 이상 중대형이 차지하는 비율은 59%며, 수성구 지역 내 미분양 1천980 가구 중 40평형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80%를 넘어서고 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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