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구미는 수출 306억달러를 기록했다. 따라서 전국대비 수출비중도 95년의 5.2%에서 11년 만에 9.4%로 1.8배 증가하여 우리나라 경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2006년에는 193억달러의 무역수지흑자로 전국의 167억달러를 훨씬 초과했다.
구미가 이렇게 괄목할만한 실적을 이루게 된 배경은 국가의 정책적 배려와 국내굴지의 대기업 및 협력업체들의 역할이 크다. 구미의 전자산업은 70년대에는 흑백TV와, 라디오 등 음향기기 조립에서 80년대 컬러 TV와 VTR 90년대 이후 CRT, 개인용 컴퓨터, 광섬유, 반도체, 2000년대의 휴대폰, LCD, 유기EL, PDP TV 등 완제품 및 소재산업으로 다양화되면서 급격히 성장했다. 한편 섬유산업은 70, 80년대에 급성장을 보이다가 90년대 이후 중국, 인도네시아 등 후발 개도국의 부상으로 국제경쟁력을 상실하면서 구조조정을 거쳐 현재는 구미 수출의 3%정도로 축소됐다.
이러한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취약점이 드러난다.
첫째로, 대내외적인 기업환경의 변화이다.
외적으로는 후발개도국의 급격한 부상과 세계경제가 글로벌화 되면서 섬유, 전자부품을 비롯한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적으로는 수도권공장규제완화와 지방화 시대에 기업유치를 위한 지방자치단체들의 치열한 경쟁이 구미의 수출 환경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둘째로, 수출산업의 구조이다. 지역별로는 유럽 및 중국 등에 집중되어 있고 품목별로는 휴대폰, TFT-LCD, PDP TV 등 세가지 품목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셋째는 만성적인 대일 무역적자로 2006년 구미지역의 대일무역 적자는 31억달러로 전년 대비 다소 감소하였으나, 수입비중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넷째로, 구미 수출상품이 급격히 노후화 되고 있다는 점이다. 구미상의 조사 결과 수출상품의 수명주기 중 쇠퇴기 품목이 2003년 14%, 2004년 15%, 2005년 25%, 2006년 24%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구미수출이 지속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휴대폰, TFT-LCD, PDP TV 등 첨단 산업분야에 대기업들의 신규투자가 지속돼왔기 때문이다.
경쟁력이 떨어져 해외로 이전하거나, 좋은 환경을 찾아 떠난 기업의 빈자리를 이들 대기업들의 협력업체들이 입주하면서 메꿔 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위에서 제기한 취약점으로 인해 구미 수출은 지금과 같은 성장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앞으로 지역에서는 구미가 계속 우리나라 수출을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기반조성을 위해 첫째, 기업들은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에 기초한 포디즘(Fordism)의 체계에서 소량 다품종 생산체계로 산업구조를 재편해야 한다.
둘째, 지난해 말 수도권공장규제완화로 우리의 의사와 상관없이 대규모 신규투자가 수도권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지역 산업의 공동화가 가속화될 우려가 있다. 이러한 공동화에 대처할 수 있는 대안은 모바일 특구의 유치라고 할 것이다. 대구, 경북이 힘을 합쳐 상주 김천 구미 칠곡 대구 영천 경주 포항을 연결하는 산업의 집적벨트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 대기업 주도 및 일부 품목 위주로 성장, 달러화나 엔화의 환율 변화에 아주 민감한 구미 수출 산업을 중견기업의 육성으로 해결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견 기업의 육성으로는 대일 무역적자품목에 대한 국산화 대체와 벤처기업육성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한 연구지원기관, 생산지원기관, 금융 및 정보지원 기관 등의 역내유치와 이를 전담할 전문인력의 육성이 시급하다.
넷째, 기반조성 중 가장 우선 되어야 할 것은 구미를 전국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고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 기업들이 계속하여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정주기반 확충, 경부고속철 역사 조기 준공, 구미-포항고속도로의 조기 완공 등 사회간접자본 시설 확충이 선행되고 지역민의 기업사랑 운동, 노사갈등 없는 산업평화 정착 등에 노사정, 시민단체들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새는 숲이 있는 곳으로 날아들고 기업은 이윤이 창출 될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한다.'
이동수 구미상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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