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진료실] 생리통이 너무 심해 고민

Q 32세의 주부입니다. 생리가 시작되기 직전부터 생리통이 심합니다. 어지럽고 밥맛이 떨어지고 만사가 귀찮아집니다. 허리가 뒤틀어질 정도로 아파 잠을 못 이룰 때도 있습니다.

A 생리통이 심한 여성들은 추운 날씨에 고통이 더 큽니다. 몇 해 전의 일입니다. 결혼을 앞둔 한 여성이 심한 생리통 때문에 산부인과를 자주 찾았으며, 진통제로 버텼다고 합니다. 환자는 자궁을 드러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초음파 검사를 한 결과, 14cm 정도의 자궁선근종이 있었습니다. 자궁에 특수 루프를 끼워 넣는 시술을 한 뒤 통증이 서서히 줄어들었습니다.

생리통은 말 그대로 월경기간 중의 과도한 자궁수축에 따른 통증을 말합니다. 임신이 가능한 전체 여성의 50% 정도가 생리통 경험이 있으며, 이 가운데 10% 정도가 치료가 필요합니다. 생리통은 골반에 기질적인 병변이 없는 원발성(1차성)인 경우와 원인 질환이 있는 된 속발성(2차성)으로 구분됩니다.

원발성 생리통은 보통 초경 시작 뒤 1~2년 내에 나타나고, 초경시기와 비슷한 통증이 생리 전부터 시작돼 심할 경우 요통, 구역질, 구토, 피곤감, 어지럼증, 설사, 식욕부진, 두통, 신경과민 등이 따릅니다. 원발성의 경우 진통소염제를 먹으면 증상이 덜해지며, 본격적인 생리가 시작되면 씻은 듯이 사라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런 증상들은 자궁 내의 프로스타글란딘이 과다 생성돼 과도한 수축이 온다고 여겨집니다. 대체로 나이가 들거나 출산을 하면 호전됩니다. 하지만 빈혈이나 만성 질환, 과로, 정신적 긴장감 등은 통증의 민감도를 높여 더 아프게 느껴집니다.

속발성 생리통은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자궁 내막 및 경관의 협착, 자궁 내 폴립(용종), 선천적 자궁 기형, 처녀막 폐쇄, 복강 내의 수술 경험 및 골반염으로 인한 유착이나 후굴자궁 등 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치료를 위하여 일차적으로 원인을 없애줘야 합니다. 속발성의 경우 어느 시점부터 통증이 점차로 심해지며, 경련성의 통증이 허리나 다리로 뻗치는 경우, 일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경우, 본격적인 생리가 시작되어 끝난 뒤까지도 통증이 지속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럴 때는 빨리 산부인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 최선의 치료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원발성 생리통의 일차 치료 약제로는 진통소염제, 경구피임약 및 프로게스틴이 사용되지만 이들 약이 몸에 좋지 않다는 속설과 병원을 찾는 불편함 등으로 이를 외면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생리통의 예방과 증상을 덜기 위해선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충분히 잠을 자고 스트레스를 덜 받고, 카페인 섭취를 줄이면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또 배를 부드럽게 마사지 하거나 통증이 있는 부위에 대한 온열요법, 정기적인 근육이완 운동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 환자들은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의존했다가 호전되지 않아 뒤늦게 산부인과를 찾습니다. 일단 생리통이 있다면 가까운 산부인과에 가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김훈(신세계여성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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