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건강한 사람일지라도 어느 날부터 화장실 출입이 잦아지고 피곤을 쉽게 느끼며 살이 급속하게 빠진다면 당뇨병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증상이 소변을 자주 보고(多尿), 물을 많이 마시게 되며(多飮), 식사량이 늘어나기(多食) 때문에 당뇨병은 '3다(三多)의 병'으로도 불린다.
우리가 당뇨병을 특히 경계해야 할 이유는 천천히 만성적으로 진행하면서, 이를 방치했을 땐 무서운 합병증을 동반한다는 데에 있다.
그러나 문제의 심각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30년 사이 우리나라 당뇨환자는 5배가 넘게 발병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기간동안 미국은 약 1.5배의 환자가 늘어났다.
발병연령층도 낮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40~59세 사이 당뇨환자가 가장 많아 65세 이상에서 당뇨병 발생이 많은 서양인과 비교해 보면 젊은층 당뇨발생률이 아주 높은 편이다.
◆왜 이런가=우리나라 사람들은 선천적으로 혈중 포도당을 대사시키는 인슐린분비기능이 적은데다 서구화된 생활환경으로 인해 비만인구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비만은 체내에서 포도당을 처리하는 인슐린에 대해 저항성을 일으키므로 쉽게 당뇨병에 노출되기도 한다.
사람의 혈중 포도당은 췌장의 베타세포에서 나온 인슐린을 통해 에너지원으로 바뀌는데 뚱뚱한 사람의 경우 이런 대사과정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게 되면 당뇨병에 쉽게 노출된다.
즉, 넘쳐나는 포도당만큼 인슐린이 제 때 분비되지 못하거나 무리한 인슐린 생산으로 췌장의 베타세포가 점차 파괴될 경우 필요한 양 만큼의 인슐린이 부족하게 되는 '인슐린 저항성'이 나타나면 이른바 제2형 당뇨병에 걸리게 된다.(선천적인 이유로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되었거나 아예 없어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경우를 제1형 당뇨병이라 부른다)
◆진단기준은=△적어도 8시간 이상 금식한 후 측정한 공복혈당(포도당) 값이 126mg/dL이상이거나 △식사와 관계없이 임의로 측정한 혈당이 200mg/dL이상이고 다뇨, 갈증, 체중감소 등 전형적인 당뇨증세가 있는 경우 △75g경구당부하검사에서 2시간 혈당값이 200mg/dL이상인 경우 당뇨병으로 진단된다.
또한 꼭 집어 당뇨병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정상보다 높은 혈당을 지닌 내당능장애도 향후 당뇨병으로의 진행과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를 안고 있어 이 때부터 혈당조절과 주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내당능장애는 공복혈당이 100~125mg/dL이거나 75g경구당부하검사에서 2시간 혈당값이 140~199mg/dL인 사람들이 해당된다.
◆혈당관리가 관건=당뇨병은 만성질환이므로 관리를 잘 하면 혈당조절이 가능하며 별다른 합병증 없이 생활할 수 있다. 초기 당뇨병이라고 할 수 있는 내당능장애나 공복혈당장애는 식사조절과 운동요법을 통해 혈당의 상승을 예방하면 당뇨병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최근엔 이와 더불어 조기에 약물요법을 사용해 혈당을 조절하는 방법이 권유된다.
식사조절요법은 개인의 표준체중을 이용한 비만도를 측정하고 활동량에 따라 적절한 하루 총열량을 계산해 필요한 영양소를 포함한 식단을 구성해 규칙적으로 먹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요법은 대략 하루기준 30분에서 1시간 정도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1주일에 3~5회 정도 얼굴에 땀이 맺힐 정도로 몸을 움직이는 것이 적당하다. 강도는 높은 강도의 운동보다 강도가 약한 운동을 오래 동안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도움말·경북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이인규 교수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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