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 한권의 책] 나는 학생이다/왕멍

중국의 대표적 지식인이자 네 번이나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명된 대문호 왕멍의 인생철학 담론서이자 수필집이다. '인생은 명랑한 항해'라고 서두에서 밝히듯, 결코 유머와 위트를 잃지 않고 낙관적으로 삶을 바라보았던 왕멍의 인생철학이다.

국내 독자들에게 다소 낯선 왕멍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 문학 전공자들이나 관심을 가지던 작가였다. 그러나 몇 해전부터 우리나라 출판계에서도 왕멍 붐이 일고 있다. 그는 1948년 열네 살 때 중국혁명에 뛰어들어 지하당원이 되었고, 1958년에는 우파로 낙인찍혀 16년간 신장에서 유배생활을 했다. 1979년 복권돼 베이징으로 귀환한 그는 1985년 중국공산당 전회에서 중앙위원으로 당선되었다.

신장에서 살았던 16년 동안, 왕멍은 위구르어를 완벽하게 익히고 현지인들과 어울려 그들의 삶을 살았다. 그의 인생 자산은 유배 이전보다 훨씬 풍요로워졌다. 이 책의 제목 '나는 학생이다'는 어떤 환경에서든 배우려는 왕멍의 이런 자세가 반영된 것이며, 배움을 통해야만 인생을 통달하고 향유할 수 있다는 그의 주장이기도 하다.

왕멍은 현재 중국에서 가장 사랑 받는 작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작가로 꼽힌다. 이 책을 통해 한평생을 혁명과 개혁 속에서 자신을 담금질해온 중국 최고 지식인의 초상과 중국의 어제와 오늘을 엿볼 수 있다. 또 왕멍의 깊은 사유를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성찰의 기회도 될 듯 싶다.

책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딪힐 인생의 모순과 함정 속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고,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을 지에 대해 진지하게 묻고 있다. 물론 이 책에서 보통 작가들이 쓴 수필집과 같은 감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도덕 교과서 같은 진부한 면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으며, 중국에 별 관심이 없는 독자라면 딱딱하게 여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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