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택시서 교통카드 이용 힘들어…'현금 결재' 요구

지난 9일 택시를 탄 이주영(25·여) 씨는 택시 요금을 지급하기 위해 '대경교통카드'를 내밀었다가 거절당했다. 이유는 교통카드 사용에 따른 정산수수료 등 부담 때문에 3천 원 이상 요금이 나왔을 경우에만 교통카드로 결재하고 있다는 것. 이 씨는 "택시 기사가 현금으로 줄 것을 요구, 순간 너무 무안했다."며 "교통카드로 택시요금을 낼 수 있어 편리하다고 생각했는데 요금 하한선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대구시 대중교통의 새 장을 열었다는 교통카드가 택시에는 '해당사항 없음'이다. 특히 택시 기사들이 3%에 이르는 수수료에 대한 부담 때문에 단거리 구간에 대해선 현금 결재를 요구하고 있어 '형평성이 없다'는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다.

지난해 2월 개인택시 100여 대에 교통카드 결제기를 장착, 시범운행에 나섰던 교통카드 사용 가능 택시는 1월 현재 대구에만 340여 대. 업계는 다음달까지 100여 대, 연내 1천여 대 개인택시에 결제기가 추가 장착될 것으로 전망, 대구 개인택시 10대 당 1대 꼴로 교통카드 결제기가 장착되는 셈이여서 교통카드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택시 교통카드 사용에 대한 '기준'이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수수료 문제 등 사용 기준이 세워지지 않을 경우 장기적으로 교통카드 사용이 활성화될 수 있을지 의문스럽기 때문. 특히 대구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 이후 버스승객의 85%가 교통카드를 사용하는 등 이미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만큼 대책 마련에 따른 택시로의 사용 확대가 더욱 절실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한 택시기사는 "단거리 구간에 대해서만이라도 수수료 비율을 내려주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지 않느냐."며 "버스 환승 등을 통해 시민들의 주교통수단으로 자리잡은 버스에 비해 택시에 대한 지원은 너무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대구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교통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택시 숫자가 늘어나면 시민들 입장에서 편리하겠지만 시가 직접 나서 지원 약속이나 수수료 문제에 개입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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