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31·여) 씨는 지난달 대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갓 돌이 지난 아들의 기저귀를 간 뒤 엉덩이를 씻겨주다가 뜨거운 물에 데어 대학병원 응급센터로 가서 2도 화상 진단을 받았다. 또 최모(34·여) 씨는 남편과 함께 라면을 먹다가 그릇을 쏟는 바람에 3세 난 아들이 뜨거운 국물에 데는 일을 겪었다.
이처럼 대학병원 응급센터나 성형외과, 화상전문병원 등에는 뜨거운 물을 쏟거나, 지나치게 뜨거운 찜질용 주머니(핫팩)를 사용하다 화상을 입어 오는 이들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들어 영남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30여 명의 화상 환자가 병원을 찾았는데, 화상의 대부분은 생활 속의 부주의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가운데는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피워둔 불을 쬐다가 불똥이 튀거나, 주부가 1회용 부탄가스를 그냥 버리다가 화상을 입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어린이 화상의 86%는 가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대한소아과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김광남 교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입원한 15세 이하 화상 환자 2천 613명 가운데 85.9%(2천 201명)가 집에서 화상을 입었다. 또 유형별로는 뜨거운 물에 의한 화상이 71.0%(1천 853건)로 가장 많았다.
전문의들은 화상은 뜨거운 물에 의한 '열탕 화상'이 가장 많은데, 특히 정수기 온수(85℃)가 어린이 피부에 1초만 직접 닿아도 2도 화상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2도 화상은 상처 부위가 발갛게 되고 물집이 생기며, 피부가 타는 듯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최우익 계명대 동산병원 응급의학과장은 "화상을 입으면 흐르는 찬물로 상처 부위를 식혀주는 것이 중요하며, 이때 손으로 상처 부위를 만지면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며 "물집이 생기는 2도 화상 이상일 경우 가능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감염 예방과 흉터 최소화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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