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 외환위기 때 부업 1순위

겨울이면 그냥 지나갈 수 없는 붕어빵과 어묵…. 그런데, 외환위기 때 이 붕어빵 수레들이 겨울에 정말 많이도 생겨났던 것 같습니다. 자고 일어나니 이 골목에 하나, 다음날엔 저 골목에 하나. 어느 날은 이제껏 별일 않고 지내던 이웃 아주머니도 그 수레를 끌고 나오셨더군요. 그렇게 그해 겨울이 지나고 여름부터는 골목골목에 겨우내 붕어빵을 굽던 수레들이 하릴없이 주차돼 방치 상태가 된 수레가 점점 늘어났답니다.

겨우내 장사하시던 이웃 분의 사정을 들으니 요즘은 휴대전화 공장에 다닌다면서 붕어빵 장사란 게 맘처럼 그렇게 손님이 몰리는 게 아닌데다, 추운 겨울 하루 종일 서서 붕어빵을 구우며 발은 동상에 걸리고 장사가 안 되어 남은 반죽을 처리하기도 하고 하루종일 눈이 빠져라 손님을 기다리는 게 정말 고역이었다고 하더군요.

그땐 다들 힘든 시기라 손님이 많지 않아 너무 힘들었다더군요. 거기다 여기저기에서 수레를 끌고 나오니 경쟁도 심하고 눈치도 많이 줘 견뎌내기가 어려워 그만뒀다더군요. 그 말을 들으니 그때 왜 좀 더 많이 사먹어 주지 못했는지 후회가 되었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엔 붕어빵에 어묵을 파는 포장마차를 보면 왠지 마음이 짠한 게 자주 먹으러 들어간답니다.

배희경(대구 북구 산격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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