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 처음 보고선 "짜장면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땐가 소풍을 가게 되었어요. 보물찾기를 한창 하고 있을 때, 언제 왔는지 한 아주머니가 오셔서 큰솥을 걸어놓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오뎅을 팔고 있었지요. 그때만 해도 생전 처음 보는 오뎅인지라, 촌구석 꼬맹이들은 기대 반 호기심 반으로 솥 앞에 모이기 시작했어요. 순식간에 긴 줄이 생겼지요. 이땐 이미 보물찾기는 잊어 먹은 지 오래였어요. 후후… 꾀죄죄한 손에 동전 오 원짜리를 꼭 쥐고 어떤 맛일까? 두근두근~♡ 이때 작은 분쟁이 있었는데요. 분쟁의 주제는 "과연 저게 무슨 음식인가?" 였어요. 어떤 친구는 그걸 오뎅이라고 하고 또 어떤 친구는 그걸 짜장면이라고 하며 서로 우기다 결국 내기까지 하곤 했지요. 사실 저도 짜장면 편에 붙어서 "저게 짜장면이지 우째 오뎅이고~?!" 하며 같이 우겼어요 ^^;; 퉁퉁 다 불어터진 오뎅이었지만, 저도 친구들도 너무 맛있어서 허겁지겁 먹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오뎅인지 짜장면인지 이름도 확실치 않던, 난생처음으로 먹어본 그 오뎅 맛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네요. 가끔 노점에서 오뎅을 먹곤 하지만, 그때의 오뎅보다 맛있는 오뎅은 먹어보지 못했어요. 아마 추억이 담겨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노옥연(대구시 서구 내당4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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