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 돌아가신 아버지와 함께

5년 전, 학교와 5분 거리에 집이 있었던 나는 학교 앞에서 붕어빵과 오뎅 장사하시는 아빠 때문에 너무나 창피스러웠다. 아빠는 주위에서 그렇게 반대하던 사업을 시작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아빠는 자식 둘을 대학에 보내야 한다는 굳은 의지로 집 앞에서 작은 사업(붕어빵과 오뎅장사)을 시작하셨다.

매일 고생하시는 아빠인 줄 알면서도 내 체면만 생각해 따뜻한 말 한마디, 손길 한 번 내밀지 못했다. 내 마음 한구석에 우리가 고생하는 게 아빠 때문이라는 원망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어느 차가운 겨울, 매서운 날씨 속에서도 장사를 하시던 아빠가 갑자기 쓰러지셨다. 병원으로 옮겨졌고 12시간이란 대수술을 받으셨다. 병명은 뇌출혈이었다. 49세이신 아직은 젊은 우리아빠는 끝내 우리 곁을 지키지 못하셨고, 마지막 인사도 없이 그렇게 떠나가셨다. 너무나 갑자기 닥친 일이라, 믿기지도 믿기조차도 너무 힘들었다. 5년이 지난 지금도 붕어빵과 오뎅을 파는 리어카에 서면 눈물이 핑 돌고 코끝이 찡해져 온다. 왜 그땐 철부지처럼 몰랐을까? 아니 알면서도 모른 체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사람들은 지난 일을 돌이켜볼 땐 꼭 후회라는 걸 하나보다. 나 역시, 정말 후회스럽다. 그땐 왜 더 잘해주지도 부모의 마음을 더 잘 알지 못했을까?

강민정(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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