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 敵(적)'으로 알려진 '스트레스'를 처음 명명한 사람은 캐나다의 한스 셀리 박사다. 내분비학자인 그는 '생체에 가해지는 여러 자극에 대해 체내에서 일어나는 비특이적 생물반응'이 스트레스라 했다. 이 때 자극이란 위험이나 역경 등 외부 환경뿐 아니라 심리적 고통'불면증 등 人體(인체)의 생리적 현상까지 포함한다. 스트레스는 인체에 나쁜 영향은 물론 심지어 죽음에 이르게도 해 문제다.
◇그 단계는 경고기→저항기→피폐기로, 이를 적절히 해소하지 못할 경우 죽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반드시 해로운 건 아니라고 한다. 짧게 받으면 신체에 免疫(면역)체계를 강화해 오히려 건강에 좋을 수 있다는 설도 있다. 나아가 목표를 성취하도록 힘을 주며, 삶에 活力(활력)을 불어넣기도 한다는 거다. 말하자면 쉽게 받게 되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다스리는가가 幸'不幸(행'불행)을 가르게 된다.
◇국내 소주 판매량이 지난해 사상 最大値(최대치)를 기록하고, 담배도 10% 이상 많이 팔렸다고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팔린 소주는 105만 8천409㎘로 역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2005년 같은 기간보다도 6.5%나 늘었다. 지난 한 해 32억 476만여 병, 그러니까 성인 한 사람당 나흘에 한 병(평균 92병) 정도를 마신 셈이다. 흡연인구 1천만 명이 피운 담배도 하루 1.2갑 정도다.
◇소주와 담배는 '不況商品(불황상품)'으로 꼽힌다. 景氣(경기)가 어렵거나 기분이 나쁠수록 잘 팔리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나 지난해는 극심한 경기침체 속에서 '경제 고통'에 시달려온 서민들에게 '정치 스트레스'까지 더해져 많은 사람들이 소주와 담배에 의지해 시름을 덜고자 했던 게 아닌가 하는 관측도 나온다. 그럴지 모른다.
◇아무튼 스트레스는 火(화)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평화운동가 틱낫한 스님은 '화는 마음의 毒(독)'이며, 그 화를 다스려 잃어버린 행복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마음을 비우지 못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고통을 받게 된다고도 했다. '大選(대선)의 해'인 올해는 틱낫한 스님의 말에 따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새해 벽두부터 改憲(개헌) 논란 등으로 스트레스가 커지는 판이라 죽어나는 건 소주와 담배가 아닐는지….
이태수 논설주간 tspoe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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