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를 공부하고 재즈음악인으로 살아가다 보니 사람들을 만나면 재즈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특히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의 자리에서는 언제나 자신도 재즈를 좋아하지만 스탠더드 재즈 외에는 잘 모른다는 말을 하는데, 대부분 스탠더드 재즈에 대한 정의가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스탠더드 재즈'란 모던재즈 시대 이전 뮤지컬이나 헐리우드 영화 등에 사용된 음악을 재즈음악인들이 재즈 풍으로 연주하거나 노래하는 경우를 말하며 순전히 재즈만을 위해 작곡된 곡은 오리지널 튠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대구는 언제부턴가 뮤지컬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뉴욕의 브로드웨이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뮤지컬이 무대에 오르고 많은 시민들이 공연장을 찾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비록 소규모이긴 하지만 순수 지역 인력으로 제작되는 창작 뮤지컬이 무대에 오른다고 하니 가히 대구를 뮤지컬 도시라 할만 하다.
우리나라 뮤지컬의 역사는 흔히 일제강점기의 '반도가극단'이나 'KPK악단' 등에서 유례를 찾기도 하지만 1950년대 '동랑 레퍼토리 극단'이 무대에 올린 '조지 거쉬인'의 작품 '포기와 베스'가 그 시작일 것이다. 이 후 1960년대 '서울시립뮤지컬단'이 '국립가극단'과 통합되면서 '3천만의 향연'·'흥부와 놀부' 등의 창작뮤지컬이 등장했고 '예그린악단'이 '살짜기 옵서예'를 무대에 올리면서 신기원을 이루기도 했다.
1970년대와 1980년대를 거치면서 창작뮤지컬과 브로드웨이 번안 뮤지컬이 활발한 활동을 펼쳤으나 흥행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하면서 다소 침체기를 맞기도 했다. 결국 뮤지컬은 연극의 대안 정도로 여겨질 때쯤 '명성황후' 등 문화사업 투자와 전문배우의 등장, 선진기법의 도입 등으로 한국 무대예술계의 새로운 코드로 떠 오르게 되었다.
이러한 시기에 대구가 중심도시로 자리할 수 있는 점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뮤지컬은 수많은 예술 영역이 고르게 성장할 때 훌륭한 성과를 낳을 수 있다. 다른 분야는 차치하고 음악이 뮤지컬의 성장 동력으로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뮤지컬의 숫자에 비해 훨씬 많은 연주인과 공연 무대가 있어야 할 것이다.
재즈와 록, 팝음악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고 창작하는 인력이 넘쳐날 때 뮤지컬 또한 실험성있고 완성도 높은 작품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비단 뮤지컬이라는 하나의 장르에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라 문화의 다양성을 요구하는 시대가 원하는 방향일 것이다.
백진우(대구예술대 교수·애플재즈오케스트라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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