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계산동에서] 주목되는 김관용 지사의 人事

2004년부터 3년간 유치한 삼성·LG전자의 협력업체 등 첨단 제조업체만 50개. 지난 해 20개 기업 입주. 1천200개의 일자리 창출. 2000년 이후 정부로부터 받은 각종 포상금 100억 원.

인구 5만의 전남 장성군이 거둔 성과다. 장성군을 거듭나게 한 일등공신은 '주식회사 장성 CEO'를 자처한 김흥식 전 군수다. 민선단체장 시대가 열린 1995년부터 지난 6월까지 3번 연속 단체장을 한 김 전 군수는 지방자치와 지역 혁신에 관한 한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기업 경영을 하다가 민선단체장이 된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인사 혁신. 600명의 공무원 중 도장 찍는 사람만 100명이 되는 조직으로 성공할 수 없다고 본 그는 토호세력에 의해 휘둘리던 인사를 능력위주로 바꿨다. 연공과 연줄이 아닌 업무 위주의 인선을 한 것. 능력을 기준으로 누구나 공감하는 공정한 인사를 한 다음, 한 자리에서 3~4년 장기 근무하게 해 전문가로 양성한 뒤 자리 이동을 시켰다.

그는 각종 강연에서 "지금의 '주식회사 장성군'은 정직하고 유능한 인재를 발탁해 적재적소에 배치한 것이 성공요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장성군의 사례는 '인사가 만사'라는 것을 웅변으로 보여준다.

다른 지자체장들이 이같은 점을 모를리 없을 터인데도 잘 안되는 것을 보면 어렵고 어려운게 인사인 모양이다.

경상북도가 곧 본부장·국장급 및 과장급 인사를 단행한다. 민선 4기 출범 이후 두 번째로 실시하는 인사이지만 김관용 도지사의 실질적인 임기 첫 해라는 점에서 인사 내용에 관심이 많다.

특히 대상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인사를 앞두고 김 지사가 대노하면서 확실한 기준을 제시했기 때문.

김 지사는 "'고참이니까 당연히 부시장, 부군수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과감히 도태시키고 일선 단체장이 거부하는 사람들도 배제할 방침"이라고 인사 기준을 제시했다. 또 도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중앙부처 또는 국책 연구원 파견을 거부하는 공직자들도 강하게 질책했다.

'교육대상자로 지목당하는 것을 싫어하거나 중앙부처와의 인사교류에 미온적이고, 시장·군수와 호흡을 맞추지 못해 시·군에서 도청 출신을 부단체장으로 받아들이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까지 생기게 하는 사람이 있다.'는 등의 보고를 받은 이후다.

사실 공무원의 보직은 일신의 영달이 아니라 도민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인데도 자리에 연연한 사람들이 많았다. 이는 알게 모르게 지자체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

일자리 7만개 창출을 목표로 한 경북도의 올해 역점 사업은 경제 살리기이다. 중앙정부 지원과는 별개로 장성군처럼 지자체 차원의 발전 프로젝트로 회생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이의 출발은 용인(用人)이다. 공무원 뿐만 아니라 많은 도민들도 김 지사의 인사가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최정암 사회2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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