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의 조사 결과 대구에서 휘발유가 가장 비싼 곳은 1천550원 싼곳은 1천363원으로 187원의 차이를 보였다. 경유도 가장 비싼 곳은 1천300원, 가장 싼 곳은 1천109원으로 191원이 차이나 주유소마다 최대 10% 이상 차이가 있었다. 이런 와중에 장거리 운전자를 중심으로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싼 주유소에 운전자들이 몰리는가 하면 한편에서 고가인 프리미엄 휘발유를 찾는 사람들도 급증하고 있다. 유류 업계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
◆"싼 곳을 정해 정기적으로 넣는다"
구미에 있는 직장을 다니는 김성렬(36·대구시 북구 동천동)씨는 5개월 전부터 대구 북구 학정동 국우터널 주유소만 찾는다. 다른 주유소 보다 50원정도 휘발유가격이 저렴하다는 생각 때문. 김씨는 "과거엔 아무 생각 없이 이곳저곳 기름을 넣었는데 한날은 기름값을 계산해보니 차이가 무척 컸다."고 말했다. 1년으로 계산하니까 30만 원 이상 유류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 평소 대구에서 구미로 출퇴근하는 김씨로서는 유류비를 많이 지출하는 편이라 싼 곳을 자연스레 찾게 된다고 했다.
이 주유소는 "가족들과 친척을 직원으로 활용해 인건비를 최대한 줄이고 있는 것이 기름값을 싸게 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밝혔다. 강미옥 사장은 "초기에는 외지에 위치해 있어 고전했으나 인건비를 줄여 박리다매 전략을 쓴 후로 고객이 10~20%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가격이 저렴하다보니 운전자들이 지나가다 다시 돌아와 넣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했다.
이같은 휘발유가 차이에 대해 일부 주유소들은 이유가 있다고 항변했다. 한 주유소 사장은 "보통 저렴한 곳은 대구 외곽이 많다."면서 "휘발유값이 좀 높은 곳은 부지 가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등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휘발유값이 많이 저렴한 곳은 항상 저가에 대한 유혹을 받기 때문에 가짜 휘발유를 사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했다. 또 저렴한 주유소에 비해 비싼 곳은 대체로 상품이나 서비스의 질적 차이가 난다고 덧붙였다.
◆프리미엄 휘발유 "잘 나가네"
기름값이 싼 곳을 골라 넣으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반면 일반 휘발유보다 150~200원 정도 비싼 프리미엄 휘발유도 의외로 인기를 얻고 있다. 수입차와 고급차가 계속 늘면서 고급 기름을 넣으려는 운전자들도 자연스레 증가하고 있기 때문.
자영업을 하는 이수명(48·대구시 수성구 만촌동)씨는 3개월 전부터 프리미엄 휘발유를 넣는다. 이씨는 "과거에 일반 휘발유를 넣다 지인이 프리미엄 휘발유를 넣어보라고 해 몇 번 넣어보니 확실히 차이를 느꼈다."고 말했다. 렉서스 ES350을 타는 그는 특히 고속 주행에서 훨씬 차가 부드럽게 나가고 가끔 발생하던 노킹 현상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했다. 연비도 한 차례 주유할 때마다 3㎞ 이상 차이가 난다고 덧붙였다.
김윤일 중앙주유소 소장은 "대부분 수입차나 고급차가 주류지만 최근엔 일반 중·소형차들도 가끔 눈에 띈다."고 말했다.
한 정유사의 프리미엄 휘발유는 2005년 9월 출시 때만 해도 판매량이 9천612드럼이었지만 지난해 12월엔 1만7천780드럼으로 급증했다. 대구 지역에서도 2005년 9월 취급 주유소가 10군데, 판매량이 356드럼이었지만 지난해 12월엔 취급하는 곳이 17군데, 판매량이 738드럼으로 늘었다.
◆주유소 가격차가 줄어든다
1997년 유류가격 자율화 이후 조금씩 주유소마다 유가 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주유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도명화 (사)한국주유협회 대구시지회 사무국장은 "전반적으로 불경기라 운전자들이 저가를 선호하는데다 정유사별로 공급가를 평준화하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또 주유소마다 과다 경쟁을 하는 경향도 유가차를 줄이는 데 한 몫하고 있다고 했다.
김덕도 북대구I.C주유소 대표는 "3년 전만 해도 같은 구역이라도 가격차가 80원 이상 나는 경우가 허다했지만 지금은 같은 구역에서 차이가 나봐야 20~30원 차이가 보통"이라고 전했다. 전반적으로 기름값이 하향 평준화되고 있는 추세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과거엔 주유소 사장들이 가격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았지만 최근엔 주유소 가격 인하에 무척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했다. 가격이 매출로 직결되는 현상이 심해져 주유소 사장들이 인근 주유소의 가격을 수시로 체크하는 등 가격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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