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해 한반도 상황은 북한문제로 인한 긴장고조의 연속이었다. 'BDA 문제'로 불리는 대북 금융조치로 6자회담은 장기간 지체되었다. 북한은 한국과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시험발사와 지하핵실험을 강행했다.
북한문제는 한반도 평화정착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를 제공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은 미래세대를 위한 현 세대의 책무이다. 한국 경제의 안정적 발전과 남북의 공동번영을 담보하는 민족적 과제이다.
한반도 평화정착 과정의 당면 현안은 북핵문제이다. 다행히 지난해 12월 제5차 6자회담 2단계 회의가 개최되었다.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국면이 대화국면으로 재진입한 모습이다. 13개월만에 재개된 회담에서 구체적 합의문은 도출하지 못했으나 희망이 보이는 회담이었다.
미국은 북한이 취해야 할 조치와 이에 대한 상응조치를 담은 조기수확 구상을 밝혔다. 북한도 미국의 제안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미국과 북한의 협상자세는 그 어느때 보다도 적극적이었다. 핵심 관심사항에 대한 북미간의 실질적 의견교환은 차기 회담에 대한 논의의 기초를 제공했다. 특히 최대 현안이었던 'BDA 문제'를 북미 양자가 협의하고 1월중 뉴욕에서 추가 접촉을 갖기로 한 점은 2007년 북핵문제의 향배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여지를 보여 주는 대목이다.
올해는 북핵문제 진전을 비롯한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 유지에 대해 주변 관련국들의 수요가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이란·이라크·이스라엘 문제의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난제 해결의 돌파구가 필요하고 그것이 북핵문제일 수 있다. 미국은 지난해 하노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의 '한국전쟁 종전 선언' 용의를 밝혔다.
제5차 6자회담 2단계회의에서 적극적인 협상자세를 견지했다. 북핵문제 해결에 보다 집중력을 보여준 셈이다. 북핵문제 및 한반도 문제의 해결에 미국이 보다 유연하고 신축적인 접근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요소이다.
북한은 올해 김정일 당 총비서 추대 10주년, 김일성 95돌, 김정일 65돌, 김정숙 90돌, 군창건 75주년 등 소위 '꺾어지는 해'로써 대내외적으로 '보이는 성과'가 필요할 수 있다. 경제강국 건설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금년 신년 공동사설에도 잘 나타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제재국면을 해소하고 우호적인 대외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중국은 2008년 북경 올림픽 개최가 예정되어 있다. 현재의 경제성장을 지속시키면서 차질 없는 올림픽 준비를 위해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이 긴요하다.
주변국들의 수요를 한반도 평화정착의 가시적 진전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북핵문제와 남북관계의 선순환적 진전을 유도해 나가야만 한다. 2005년 2월 북한의 핵보유 선언 등으로 6자회담이 장기간 교착되었던 상황에서 정동영 통일부장관을 대통령 특사로 북한에 파견했다.
특사와 김정일 위원장간의 '6.17 면담' 후에 남북관계가 복원되고 북한은 6자회담에 복귀했다. 제4차 6자회담 2단계회의에서 9.19 북핵 공동성명도 도출되었다. 지난해 9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제안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에 양정상이 이해를 같이했다. 포괄적 접근방안은 6자회담 재개의 토대가 되었다. 선순환구조의 좋은 사례이다.
한국은 앞으로도 적극적인 대화 촉진자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로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유관국간 대화와 협력을 촉진하고, 핵폐기와 관련한 북한의 전향적 조치를 위한 대북설득 노력을 계속 추진해 나가야 한다. 당국간 대화 재개 등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남북대화와 협력도 확대시켜 나가야 한다.
한반도문제는 남북의 문제이면서 국제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상대방이 있는 첨예한 안보문제를 한국이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냉전의 잔재가 남아있는 한반도의 안보구조 속에서 확고한 안보태세 유지는 한반도 평화정착의 주요한 토대가 된다.
중요한 것은 오늘날의 평화는 대립적 군비경쟁이 아닌 상호 대화와 협력을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 '원칙과 신뢰'에 입각한 대화와 협력을 확대해 나감으로써, 2007년을 한반도 평화정착의 전환점을 마련하는 해로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양무진(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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