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애니는 방학을 좋아해" 개봉 앞둔 만화영화

'달려라 달려 로버트야 날아 날아라 태권 브이 정의로 뭉친 주먹 로버트 태권…'

1970년대 유년기를 보낸 세대라면 힘찬 음악과 함께 시작되는 이 만화영화 주제곡을 잊지 못한다. 두 주먹 불끈 쥐게 되는 이 만화영화를 스크린에서 31년만에 만날 수 있게 됐다.

국산 SF 애니메이션의 효시 김청기 감독의 '로버트 태권V'가 복원된 것. '로버트 태권V'는 1976년 개봉돼 그 해 서울에서만 어린이 관객 18만명을 동원하면서 흥행 2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돌풍을 일으켰고 그 후 여러 편의 시리즈가 제작될 정도로 열광적인 인기를 얻었다.

일본 만화영화 '마징가 Z'를 모방했지만 개봉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 영화는 애초에 극장용 필름이 보존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03년 영화진흥위원회 창고에서 우연히 발견된 뒤 2년 동안 디지털 복원작업을 거쳐 2005년 9월 영상과 음향 모두 복구됐다. 약 10억원의 예산과 72명의 인원이 참가해 복원한 이번 영화는 스크래치와 얼룩을 지우고 색을 보정해 훨씬 깔끔한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18일 개봉.

'로버트 태권V'에 이어 현대 국산 애니메이션 또 한편이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마리이야기'를 만든 이성강 감독의 신작 '천년여우 여우비'가 25일 개봉한다.

애니메이션 '천년여우 여우비'는 꼬리가 다섯개 달린 여우인 여우비가 인간세상 속에서 겪는 모험을 그린 애니메이션으로 목소리 연기는 영화배우 손예진, 류덕환, 공형진 등이 맡았다.

여우비는 100년을 넘게 살았지만 인간나이로는 10살. 이제 막 사춘기를 맞이하는 소녀로,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들과 함께 살고 있다. 어느날 산속에서 또래의 인간 아이들을 우연히 만난 여우비는 그 중 금이라는 남자아이에게 마음이 끌린다. 호기심 반, 설레임 반으로 인간과의 생활을 시작한 여우비에게 환상적인 모험의 세계가 펼쳐진다는 것이 영화의 주요 얼개다. 캐릭터가 이전작품 '마리이야기'에 비해 한층 생기발랄해졌다.

이성강 감독은 "외롭고 슬픈 한 소녀가 모든 아픔을 씩씩하게 이겨내는 이야기"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천년여우 여우비'는 단일 작품으로는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최대 규모의 지원금인 8억원을 지원받아 화제가 됐던 작품. 또 국내 애니메이션으로 접하기 쉽지 않았던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는 물론, 한국의 구미호 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신선한 소재, 천년여우 '여우비'의 모험과 우정을 그린 스토리 등은 작품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3년 반의 제작기간과 27억원의 제작비가 소요됐다.

그런가하면 방학이면 빠짐없이 찾아오는 할리우드산 동물 애니메이션도 이번주 개봉을 앞두고 어린이 관객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신나는 동물농장'이 그것. 어느 시골 마을의 농장, 농부가 잠자리에 들면 마구간에서는 한바탕 파티가 벌어진다. 파티의 주인들은 다름아닌 가축들. 그들은 인간들의 생각과는 달리, 말도 하고 TV도 보며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는, 우리와 똑같은 존재였던 것이다. 천하태평 놀기만 좋아하는 송아지 오티스는 친구들과 함께 하루하루를 빈둥거리는 말썽꾸러기. 반면 오티스의 아버지이자 농장 가축들의 리더인 벤은 다른 가축들이 파티를 즐기는 동안에도 코요테의 습격으로부터 가축들을 지키기 위하여 경계를 한다.

어느 날 벤이 암탉을 지키려다 코요테 무리의 습격으로 숨진다. 오티스는 아버지 대신 질서를 유지해보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때마침 농장의 주인은 이들의 비밀을 눈치채기 시작하고, 코요테 무리는 벤의 빈자리를 틈타서 농장을 공격할 준비를 한다.

영화는 부성애와 가족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주워다 기른 아들 오티스를 위해 목숨을 던지는 벤의 행동과 오티스가 여자친구 데이지의 아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에선 새로운 가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녹아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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