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억대 곗돈 사기 사건(본지 16일자 10면 보도)으로 상주 함창읍 구향리와 이안면 등 작은 시골마을이 쑥대밭이 됐다.
◆안타까운 피해자들=친정이 이안면인 안모(55·부산시) 씨는 모두 12구좌(1구좌당 25만~50만 원)에 가입해 5천700만 원의 곗돈을 날릴 판이다. 안 씨는 그동안 남편 없이 장애인 아들과 함께 부산에서 날품팔이와 노점 수입, 아들의 장애인 수당 등으로 모은 돈을 몽땅 털어 월 최고 300여만 원 이상씩 곗돈을 납입한 것으로 나타나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피해자 상당수는 도시에 나가 있는 자녀들로부터 결혼자금 마련을 위해 매월 50만~100만 원씩을 받아 곗돈으로 부어온 이들이어서 자칫 가정 불화 등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사기사건이 커진 이유=당초 피해자 53명에 피해액 10억 원대 규모로 알려졌던 이 사건은 16일 현재 피해자가 67명으로 늘어났고 피해액도 11억 원을 넘어섰다. 여기에다 대구·서울·부산 등 전국을 무대로 계원을 모집했다는 증언이 잇따라 피해규모가 최고 100여 명, 15억 원대로 늘어날 것이란 추측이 나돌고 있다.
계주 남모(59·여·구향리) 씨가 엄청난 곗돈을 받아 챙기면서도 그동안 사건이 불거지지 않은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남 씨는 현직 초교 교장 부인인데다 30여 년간 계를 운영해와 대다수 피해자들로부터 별다른 의심을 사지 않았다.
수법도 교묘했다. 남 씨는 2005년 3월 1천만 원짜리 '친선 심지계'라는 속칭 번호계를 조직하는 것처럼 속인 뒤 거의 모든 계원들한테 마지막 순번인 '21번'을 부여했다. 이 때문에 21번 순위자에게 곗돈을 줘야 하는 2006년 말까지 곗돈을 받아 챙기기만 하고도 들통나지 않을 수 있었다. 게다가 남 씨는 계원들끼리 서로 알지 못하도록 철저히 1:1로만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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