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난 아울렛으로 간다"…자리잡는 대구 아울렛 시장

대구의 의류 아울렛 시장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백화점 위주의 지역 의류시장에 아울렛이 가세한 지 불과 3~4년만에 독자적인 판매영역을 확보하면서 입지를 굳히고 있는 것.

대구의 한 해 의류시장 규모는 약 2조 원. 지난해 모다아울렛·퀸스로드·올브랜 등 지역 3대 아울렛 매장에서 올린 매출액이 2천억 원을 넘어서 대구·동아·롯데 등 3개 백화점도 적잖이 긴장하는 눈치다. 이는 백화점 전체 의류 매출액의 30%선.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백화점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의류시장의 안방을 내줄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지난해의 경우 대구지역 경기침체로 의류매출이 전반적으로 떨어진 가운데서도 아울렛 매장마다 20~30%의 신장률을 보인 것과 관련, 아울렛 업계에서는 "소비자가 지명도 있는 유명상표의 제품을 일반소매가격보다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이라며 의류구매패턴이 고층건물 매장에서 아울렛의 '마당' 매장으로 옮겨가는 증거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아울렛으로서는 지난 한해동안 지역 최고인1천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모다아울렛의 최재원 대표는 "올해는 매출증가세가 가해지면서 아울렛이 완전히 소비자들 곁으로 다가가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대대적인 MD(Merchandising, 상품화계획=구입·가공·상품진열·판매 등에 관한 일련의 과정) 시도와 함께 고객편의시설 확충을 계획하고 있는 퀸스로드 김진섭 회장은 "아울렛 스토어의 매출증대는 아울렛 고객의 저변확대라는 관점에서 봐야한다"며 "이 같은 수준으로 매출증가세가 이어진다면 쉴 공간 확대 등 여러가지 수익금의 대고객 환원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개념

아울렛은 판로(販路)라는 의미로, Outlet Store는 재고 판로점, 즉 처분점을 의미한다. 아울렛 스토어는 유명상표의 의류제조업자나 디자이너, 백화점, 전문점이 시제품(제품 개발 및 기획 단계에서 만들어진 상품), 시즌 아웃 상품(적정 판매 시즌이 갓 지난 상품), 이월상품(출시한 지 1년차 미만의 상품), 과잉생산 상품(백화점이나 브랜드 직영점으로 공급되고 남은 잉여상품), 전시품(매장 디스플레이나 전시회 디스플레이 상품), 경미한 하자품 등을 처분하기 위해 직영형태로 운영하는 할인점으로 보면된다. 따라서 아울렛 스토어는 패션 제조업체나 디자이너가 직영하는 제조업체 아울렛스토어(Factory Outlet Store : FOS) 와 패션 백화점이나 전문점이 직영하는 유통업체 아울렛 스토어(Retail Outlet Store : ROS)로 나눈다.

◇특징

원래 아울렛은 중심상권에서 떨어져 있는 입지 특성을 지니고 있다. 아울렛은 제조업체나 대형 직판점 등이 점포를 임대, 장사를 하기 때문에 건물주나 사업주 입장에서는 임대수요 맞추기가 수월하다는 장점도 있다. 또 의류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안정적으로 재고를 처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비자층과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소비자입장에서는 디자인이나 유행에서는 다소 늦더라도 지명도가 높은 브랜드를 구입할 수 있는 데다 백화점 같이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여유로운 쇼핑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품 값이 정상가보다 30~50% 싸 합리적이라는 잇점이 있다.

◇대구 아울렛 시장

대구의 아울렛 상권은 서구 옛 도축장부지의 퀸스로드, 성서공단의 모다아울렛 등 인위적인 조성사업지에서 유통단지, 경산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앞으로는 "도심에서 거리가 멀더라도 교통이 편리하면 된다."는 접근성의 논리에 따라 경산이나 달성·고령·군위 등지로 신규 매장이 확산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아울렛 업계에서는 신규 부지를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퀸스로드 아울렛=서구 중리동에 2003년 3월 문을 열어 지난해 매출액이 800억 원대에 이르는 대구의 로드숍형 매장. 대지 6천여평, 12개동(1~3층)에 120개 브랜드를 두고 있으며, 지난 한해동안 주변 재개발 등의 영향으로 고정 고객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서도 매출액은 15%가량 증대하는 등 하나의 시장으로 자리매김한 상태. 올해는 대고객 편의제공을 위해 성인 여성복 쪽으로 브랜드를 확충하고, 부담없이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푸드점 등을 보완할 계획이다.

주변에 재개발중인 아파트가 입주하는 내년이면 거대상권을 형성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주변에 야외공연장과 산책로를 비롯해 인라인스케이트장·분수대·음수대 등과 함께 수목이 심어진 공원이 지난해 12월 마련돼 시민휴식공간으로도 손색이 없다.

▶모다 아울렛=달서구 호림동에 2002년 8월 문을 연 이래 매년 10~20%대 성장을 해오다 지난해에는 무려 30%의 신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130개 매장, 여성·남성 정장 및 캐주얼, 스포츠의류 등 150개 브랜드에서 1천억 원의 매출을 올린 곳. 올 매출목표는 1천200억 원으로 잡았다. 계명대와 공단이 밀집한 성서공단에 위치, 주고객들로 분류되는 젊은층들의 접근이 쉽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올해는 매장 MD를 특별하게 하지는 않을 계획. 일단 상반기 의류시장구도를 살펴본뒤 경영목표를 수립, 세부 영업전략을 편다는 게 최재원 사장의 생각이다.

▶아울렛 올브랜="백화점처럼 대접받는 아울렛, 363일 문여는 아울렛"을 주창하며 대구 북구 종합유통단지내에 2005년 8월 문을 연 아울렛 올브랜은 지난해 매출 330억 원을 돌파했다. 136개 브랜드로 매장을 구성하고 있으며, 주고객층은 30~40대. 수수료 매장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올 2월 매장 MD를 통해 10~20대 및 60대 이상의 노년층을 겨냥한 의류를 보충하는 등 폭넓은 고객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대대적인 정비를 할 계획이다.

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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