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건 前총리 대선불출마 선언 왜?

추대원하는 스타일…현실적 불가능

지난 해 중순 한나라당 예비후보들과 배 이상 차이를 내며 지지율 상승곡선을 탔던 고건 전 국무총리가 전격 사퇴하게 된 배경은 뭘까?

고 전 총리 측근들은 사퇴이유를 ▷급락한 지지율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내 신당파 의원들의 지지부진한 봉합 움직임에 대한 실망감 ▷고령(69세)에 따른 건강부담과 가족들의 만류를 꼽았다. 하지만 이 뿐만은 아닌 듯 하다.

고 전 총리가 일부 핵심 측근들에게 불출마 의중을 드러낸 시점이 '지난 연말'이었다는 점에서

대선출마 포기를 유도했던 직접적인 원인은 '고 전 총리 기용을 실패한 인사라고 규정한 지난 달 21일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평통 발언'인 것으로 보인다.

또 정치와 맞지 않는 그의 '스타일'도 한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 전 총리는 내심 추대를 바란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선 같이 큰 판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에 따라 진흙 탕에서 멱살잡고 뒹구는 정치판을 행정가인 그 스스로가 감당해 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미 조순·이수성·이홍구 씨 등 '유한 성격'의 인물들이 '큰 판'에서 고배를 마신 것을 지근거리에서 봐 왔다.

정치권에서는 또한 지난 5·31 지방선거를 계기로 정치 세력화를 이뤘다면 이날의 허망한 퇴장은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향인 전북을 중심으로 지방선거에 적극 개입했다면 호남이 그의 정치적 텃밭으로 굳어졌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렇지만 당시 고 전 총리는 선거 불개입을 선언했고 이후 이렇다 할 조직을 구성하지 않았다. 그의 대선출마 포기는 이 같은 복합적 인 요인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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