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철 모르는 '여름상품 인기' 이유는?

학원강사 김지희(28·여) 씨는 요즘 '엄동설한'에 여름 옷과 여름 화장품을 고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다음달 설 연휴를 맞아 미혼인 친구들과 동남아 여행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 꽃무늬 프린트 남방이나, 원피스, 슬리퍼 같은 여름 상품을 찾아 백화점과 인터넷 쇼핑몰을 헤매고 있는 김씨는 "지난해 25일, 새해 1일 등 월요일 휴일이 많았던 올 겨울에는 필리핀, 싱가포르 등으로 2박 3일이나 3박 4일의 동남아 여행을 다녀 온 친구들이 많았다."며 "친구들은 수영복과 자외선 차단제 같은 여름 상품들을 모두 새로 샀다."고 자랑했다.

겨울에 때아닌 여름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연말·연시 연휴를 맞아 20, 30대 동남아 여행족들이 봇물을 이루면서 여행 및 유통업계의 '겨울 속 여름 상품 판매'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 실제 대구 여행업계에 따르면 크리스마스와 신정 연휴 기간 해외여행 예약자 수는 지난해 배 수준에 이르렀다. 김윤조 무궁화 관광 국제부 과장은 "금요일 하루 연차를 내 목요일 저녁 출발, 월요일 새벽에 도착하는 4박 5일 동남아 상품과 토요일 오전 출발, 월요일 새벽에 돌아오는 괌, 사이판 상품들이 인기를 끌었다."며 "웰빙 문화로 눈높이가 높아진 20, 30대 직장인들의 겨울 속 여름 여행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유통업계도 '겨울 속 여름'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대구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수영복과 선크림 매출이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8.3%와 15% 정도 늘었다는 것.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올 겨울은 동남아 해외 여행뿐만 아니라 반소매 옷을 겹쳐 있는 레이어드 룩 열풍 때문에 유난히 여름 옷들이 잘 팔렸다."며 "또 경기 침체 속에 제철보다 값이 싼 여름철 겨울 상품, 겨울철 여름 상품을 찾는 '짠돌이 쇼핑족'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도 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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