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나는 바깥에선 성공한 작가지만, 집에서는 만만한 남편이자 세 아이들에게 하루 종일 시달리는 고달픈 아빠다. '잘나신 아내'의 요구에 따라 '족보 있는 개를 찾아서' 머나먼 여정에 나서지만, 결국 '아무도 길들일 수 없는 개'를 주워서 돌아온다.
'잘나신 아내'는 이른바 동물 애호가다. 때때로 길에서 주워온 새끼 고양이나, 집 안에 들어온 생쥐를 남편보다 우선시하기도 한다.
가장인 내게 주어진 숙제는 한 두 개가 아니다. 잘 나신 아내, 어수룩한 장남 라피, 고집불통 둘째 아들 아미르, 말괄량이 막내딸 레나나의 뒷바라지도 힘든데, 말 안 듣는 개까지 상대해야 한다. 이런 과정이 홈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물론 주인공인 내가 개성 강한 가족을 상대하는 데는 한계에 가까운 인내심, 날렵한 기지, 때로는 가장의 체면을 버리고 우스꽝스러운 몰골이 돼야 한다.
이 책에 실린 서른 아홉 편의 짧은 소설들은 에프라임 키숀이 실제 자신의 가족을 모델로 쓴 것이다.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독일, 헝가리, 구소련 등지의 강제 수용소에서 혹독한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어두웠던 이력은 풍자와 유쾌한 웃음을 통해 그늘 없이 승화되고 있다. 이 책은 2001년 국내 출간과 더불어 저자인 에프라임 키숀이 노벨 문학상 후보로 추천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2005년 작가의 사망과 더불어 절판됐다가 다시 출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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