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임식 앞둔 정명금 여성경제인협회 회장

"미국은 정부 공공구매의 5%를 여성기업 제품을 구매하도록 법적으로 정해놓고 있습니다. 이런 제도를 통해 미국의 여성 기업들이 급속도로 성장해 정착해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 같은 정부의 배려가 있어야 합니다."

24일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이임식을 앞두고 있는 정명금(60·여) 대구청과(주) 대표는 한시적이라도 이 같은 제도 도입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대표는 "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선 유휴 인력인 여성들이 경제의 새로운 동력원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선 여성 경제인들이 마음 놓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했다.

정 대표는 "보통 여성 경제인들은 자금력과 인적 네트워크에서 상대적으로 밀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어려움을 정부나 사회에서 도와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성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내실이 있고 신뢰도가 높기 때문에 잘 키우면 경제의 추진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정 대표의 생각이다. 정 대표는 "통계를 보니 여성 기업들이 여성 인력 고용에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결국 여성 기업들을 키우는 것이 여성 인력 고용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것.

"우리나라 여성들 얼마나 능력 있습니까. 하지만 중간 관리층 이상만 올라가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우수한 능력을 썩히고 있는 것이죠."

육아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대표는 "보통 한창 일 할 수 있는 젊은 여성들이 출산으로 인해 사회생활을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막상 자녀를 키워놓고 복귀하려하면 단순 일 밖에 없다."며 "이런 악순환을 고치기 위해선 사회적인 인식과 환경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여성 기업인들 스스로도 현실을 탓하기 보다는 무엇보다 자기계발과 기술력으로 경쟁력을 갖추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정 대표는 인터뷰 도중 "3년 동안 회장을 맡으면서 살이 10㎏이나 쪘다."고 넋두리를 하기도 했다. 그 만큼 이곳저곳 발로 뛰며 관계자들을 많이 만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했다는 방증. 정 대표는 지역 협회장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2004년부터 3년 동안 중앙의 여성경제인 수장을 맡으면서 두 차례의 굵직한 세계여성대회를 성공리에 치뤘고 여성 회원 수를 1천200명에서 1천600명으로 늘리는 등 특유의 추진력과 성실함으로 협회를 활성화 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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