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학병원 'CEO 시대' 열리려나?

계명대 정관 개정…내달 임기 완료 동산의료원 원장 영입 주목

대학병원에도 교수가 아닌 외부 영입인사에게 경영을 맡기는 시대가 올까?

계명대 법인이 외부 전문경영인(의사)도 동산의료원장을 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한 뒤 처음으로 새 의료원장 임명을 앞두고 있어 의료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일부 신설 병원을 제외하곤 대학병원의 의료원장(병원장)은 선출이든 임명이든 교수가 맡아왔지만, 의료계 일부에선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 외부 영입필요성이 제기돼왔다.

계명대 법인은 지난해 7월 '의무부총장(의료원장)은 교원으로 겸보한다.'는 기존의 정관 조항에 '전문경영인으로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급변하는 의료 환경과, 병원 이전 등의 굵직한 현안에 대처하기 위해선 필요한 경우 전문 경영인을 투입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오는 2월말 임기가 끝나는 현 의료원장 후임에 외부 인사가 임명될지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동산의료원 안팎에서는 전직 보직교수 3, 4명과 함께 의사 신분의 외부 전문경영인 1명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를 놓고 의료원 내부의 의견은 엇갈린다. 교직원, 특히 교수들의 화합과 조직 장악을 위해선 기존처럼 교수가 의료원장을 계속 해야 한다는 의견과 침체된 조직 문화를 바꾸기 위해선 외부 전문경영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50대 중반 교수는 "대학병원은 일반 병원이나 기업과는 조직의 특성이 다르다."며 "교수와 직원들의 협력을 이끌어 내고 다양한 직종의 조직을 이끌어가야 하는 자리인데, 외부 인사가 경영을 맡을 경우 조직 분위기가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

40대 교수는 "오랜 병원 역사 때문인지 조직이 변화에 둔감하고 침체돼 있다."며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유능한 경영인이 의료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했다.

한편 법인과 대학본부는 후임 의료원장에 외부 인사 임명 여부를 결정 하지 못하고 있다.

법인 관계자는 "정관 개정 취지는 경영 성과를 높일 수 있는 인물이 있으면 외부인사라도 의료원장으로 임명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후임 의료원장 문제에 대해 여러 안을 놓고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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