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한 것이 좋다."
언제부터인가 '섹시하다.'는 말이 '아름답다.'는 말을 능가하고 있다. 남녀 가릴 것 없이 "섹시하다."는 말도 칭찬으로 받아들이는 추세다. 얼짱과 몸짱에 열광하는 것도 이런 경향을 반영했다. 이제 누구나 육체의 아름다움을 과시하고 있으며, '섹시코드'는 선택이 아닌 필수인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미니스커트 열풍
지난 17일 대구시 중구 동성로. 한겨울의 쌀쌀한 날씨임에도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김선아(30·여·대구시 중구 삼덕동) 씨도 그 중 한 사람. 그는 '미니스커트 마니아'다. 하지만 김 씨는 "편하기 때문에 즐겨입는다."면서 "남들에게 섹시하게 보이기 위해서 입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니스커트와 핫팬츠의 인기가 거세다. 올 겨울에는 무릎 위 20cm 이상으로 짧아진 초미니스커트와 핫팬츠도 거리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또 치마 길이가 더 짧아진 만큼 무릎 위로 올라오는 긴 부츠에 색깔있는 스타킹 등으로 연출하는 '레기룩'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구시 중구 삼덕동 '로데오골목'의 여성복 판매점에는 미니스커트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로데오골목의 한 여성복 전문매장의 경우 28~30cm에 불과한 미니스커트와 23cm에 불과한 아찔한 핫미니스커트가 요즘 가장 잘 팔리는 주력 상품이다. 직원 석은아(20·여) 씨는 "전체 매출액의 20%가 미니스커트"라면서 "겨울에도 미니스커트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쇼핑 2층에 위치한 한 섹시캐주얼 매장. T팬티, 란제리형 원피스, 미니스커트, 몸에 짝 달라붙은 튜브탑, 미니스커트 안에 입는 레깅스, 속이 훤히 비치는 망사형 티셔츠 등이 진열돼 있었다. 주고객층은 20대 젊은층부터 40대 여성까지 다양하다. 직원 박주희(32) 씨는 "파티문화의 확산과 섹시코드의 유행으로 40대 여성들도 야한 원피스와 속옷 등을 많이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입던 치마나 바지를 미니스커트 또는 핫팬츠로 만들어 입는 알뜰파들이 증가하면서 옷 수선점도 덩달아 호황을 누리고 있다. 대구시 중구 삼덕동의 한 옷수선점 주인 김태덕(53) 씨는 "새 것보다 가격이 싼 데다 자기 몸에 꼭 맞출 수 있기 때문에 수선 요청이 많다."면서 "하루 평균 10여 벌의 수선요청이 들어오고 작년보다 치마길이도 5cm 정도 짧아졌다."고 했다.
▶피어싱 인기
노출의 시대를 맞아 피어싱도 신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7일 대구시 중구 삼덕동에 위치한 한 피어싱 가게. 김민경(26·여·대구시 남구 대명동) 씨가 배꼽에 피어싱을 하고 있었다. 김 씨는 "친구가 배꼽에 피어싱을 한 것을 보고 예뻤기 때문에 따라 하고 싶었다."면서 "남들에게 섹시하게 보이고 싶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이 가게에 따르면 고객들이 피어싱을 주로 하는 부위는 귀, 코, 배꼽 등이다. 최근엔 드물지만 가슴 등 '민감한 부위'에 피어싱을 하면서 섹시함을 과시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가게 주인 김정덕(52) 씨는 "보통 피어싱을 하는 고객은 여름철에 많지만 요즘엔 하루 평균 10여 명의 사람들이 피어싱을 하고 있다."면서 "외국인들이 자기만족을 위해 피어싱을 하는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섹시 마케팅 확산
불황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던 요식업계는 불황탈출을 위해 '섹시 마케팅'을 적극 펼치며 위기 탈출을 모색하고 있다.
대구시내에서 성업중인 '섹시바'는 20대 여종업원들이 핫팬츠와 비키니 스타일의 아슬아슬한 상의를 입고 서빙을 하고 있었다. 이왕 마시는 술이라면 여러가지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특색있는 술집을 찾는다는 것이 고객들의 얘기다. 김모(35·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씨는 "최근 한 술집을 찾았다가 여종업원들의 야한 복장을 보고 놀랐다."면서 "여성을 너무 상품화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걱정도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섹시함을 영업전략으로 내세운 미국의 레스토랑 '후터스'가 한국에 상륙, 18일 서울에 문을 열었다. 후터스는 미국의 대표적인 레스토랑 체인. '맛있는 음식, 시원한 맥주, 예쁜 아가씨가 있는 곳'을 컨셉으로 하고 있으며 1983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종업원들이 화끈한 노출 차림으로 서빙을 해 주목을 받았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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