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름다운 이야기] 심정교 선생님 뵙고 싶어요

선생님께.

심정교 선생님, 어디에 계십니까?

세월이 흘러 30년 전으로 올라가 봅니다. 대구여자상업고등학교 때 영어를 가르치셨던 심정교 선생님 뵙고 싶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첫 번째 영어시간 때 단어 시험을 쳐 선생님께 손바닥을 사정없이 맞았지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 영어였고 자신 있는 과목이 영어였기에 선생님과의 첫 대면에서 신고식을 톡톡히 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저를 얼마나 귀여워 해 주셨는지. 세월이 갈수록 그 고마운 마음을 전할 길이 없어 이렇게 매일신문에 부탁을 드려봅니다.

선생님!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등 시험을 치르고 나면 선생님 댁으로 저는 채점을 도와드렸지요. 그때 주신 선생님의 맛있는 과자, 과일 등 형편이 어려운 제게 '월간문학'이라는 책을 전교생에게 주문을 받아 오라고 하셔서 각 반마다 다니며 신청을 받으면 그 리베이트를 저에게 주셨던 고마운 선생님, 고등학교 3학년 때, 금융기관에 취직시험에 합격했을 때는 얼마나 기뻐하시며 퇴근 시간 후에 어느 날에는 선생님께서 직접 회사로 찾아오셔서 로얄호텔 커피숍에서 커피 마시는 법, 양식 먹는 법, 세련되게 옷 입는 법 등을 자상하게 가르치시며 아주 멋있는 스카프를 선물로 주셨지요. 선생님 왜 제가 여태까지 선생님을 찾지 못했는지 원망스럽습니다. 선생님, 어디 편찮으신 데는 없는지요? 뵙고 싶습니다.

2007년에는 첫 번째 과제가 선생님을 만나 뵙고 인사를 올리며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선생님, 어디 계세요. 선생님과 1977년 봄 소풍 때 찍은 사진을 고이 간직하며 보고 싶을 때 꺼내 보지요. 선생님, 이 사진을 보시고 꼭 연락주세요. 만나 뵐 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제자 윤순옥 올림.

※윤순옥님께서 심정교 선생님을 찾으며 연락을 기다립니다. 연락처는 011-508-8057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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