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거주 새터민 의사국가고시 합격 '인간 승리'

어려운 환경 딛고 탈북자에 희망

대구에 사는 30대 새터민(탈북자)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의사국가시험에 합격해 화제다.

A씨(36·대구 중구)는 1998년 4월 북한을 탈출, 이듬해 12월 한국에 들어왔다. 그는 2000년 9월 우리나라 국적을 얻은 뒤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권자로 지정받아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도 경북대 의과대에 편입, 지난해 2월 교육과정을 마쳤다.

A씨는 지난해 졸업을 앞두고 의사국가시험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뒤 올해 다시 도전해 지난 19일 합격 통보를 받았다.

의대생 시절 의료기관에서 일하던 부인(26)을 만나 결혼한 A씨는 잠시 기초생활수급권자 생활을 벗어날 수 있었지만 딸을 출산한 부인이 육아 문제로 지난해 봄 퇴직하면서 다시 기초생활수급자가 돼 힘든 상황에서 시험 공부를 해왔다. 시험 준비를 하는 동안 그는 14평 임대아파트에서 기초생활수급권자 가정에 지급되는 매월 80만 원 정도의 생활비로 힘들게 살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북한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걱정으로 의사의 꿈을 이룬 기쁨조차 마음껏 누리지 못하고 있다. 경북대 의대 한 직원은 "A씨가 훌륭한 의사가 되어 힘들게 살고 있는 탈북자들에게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A씨는 북한에 두고 온 가족의 안전을 걱정해 이름과 사진이 노출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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