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대선주자 舌戰…감정싸움으로 치닫나?

한나라당 대선 주자들간의 신경전이 격화되면서 감정싸움 양상으로 까지 치닫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애를 낳아봐야 보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다."는 등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하자, 박 전 대표 측은 "군대를 안 갔다 온 사람이 군 통수권자가 될 수 있는가."라고 맞받았다.

이같은 상황에서 당내 후보를 뽑기 위한 경선준비위가 내달 초 발족을 앞두고 이번 주 중 인선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져 각 주자들 간 신경전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시장은 20일 '대전발전정책포럼' 창립대회 특강을 통해 "나처럼 애를 낳아봐야 보육을 얘기할 자격 있고, 고3(고교 3년) 4명 키워봐야 교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박 전 대표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돼 파문을 초래하고 있다.

이에 박 전 대표 측은 "저급한 인신공격성 발언이자, 독신 여성 전체를 모독하는 발언"이라고 규정한 뒤 "군대도 안 갔다 온 이 전 시장은 국방정책을 발표하고 군 통수권자가 될 자격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이 전 시장의 수준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우리 측이 후보 검증론을 제기하자 당황해 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는 등 역공도 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대구서 (사)영남포럼 주관으로 열린 '새물결 희망연대' 창립대회에 참석, "우리에게 필요한 국가 지도자는 경제전문가가 아니라 경제지도자"라고 주장한 뒤 "레이건 대통령과 대처 총리가 경제전문가라서 미국경제와 영국경제를 살린 게 아니며, 제 아버지인 박정희 대통령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경제 전문가임을 부각시키고 있는 이 전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두 사람의 신경전에 대해 소장파 대선주자인 원희룡 의원은 21일 " '누가 먼저 머리 끄댕이를 잡았냐.'하는 싸움과 같다."며 "서로 빰 한 대 때리는 장난으로 시작했다가 한대씩 두 대씩 더 때리는 아이싸움이 되고, 다시 어른싸움이 되고, 다시 동네싸움이 되는 그야말로 가장 우려했던 최악의 싸움"이라고 양측을 싸잡아 비난했다. 또한 두 사람을 겨냥, 정책 검증에 나설 뜻도 내비쳤다.

이에 앞서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지난 18, 19일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텃밭 격인 대구를 방문, "수십년 간 반복돼온 지역구도를 타파하기 위해선 영·호남출신 후보가 나오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 두 사람 모두를 겨냥했다. 손 전 지사 측은 이, 박 두 주자들이 당내 국회의원들을 줄세우기 하고 있다는 등의 비난도 계속하고 있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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