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것이 먹고 싶은 주말이다. 느지막이 일어나 "오늘은 뉴요커처럼 브런치나 즐겨볼까?" 생각하는 당신. 결국 '올리브유를 곁들인 짜파게티'로 '오리엔탈리즘에 빠진 뉴요커'라 자위하진 않는가? 당신의 몸을 위해 멋진 식탁을 마련해보자. 약간의 드라이빙 수고를 한다면, 가까운 곳에 별미가 기다린다. 오늘의 코스는 영덕, 울진.
▷대게
여기까지 와서 대게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거짓말. 다소 비용 부담이 있긴 하지만 기분 전환엔 최고다. 1인당 대게 한 마리를 먹는다면 1만~2만 원 정도. 알이 차는 내달쯤엔 가격이 급상승하기 때문에 실속파에겐 요즘이 가장 저렴한 가격에 대게를 맛볼 수 있는 적기다.
한 마리는 적은 듯하지만, 두 마리는 넘친다. 한 마리에 등 껍질에 비빈 밥으로 적당한 포만감을 느끼는 편이 낫다. 일행이 있어 두 명이 함께라면 세 마리를 주문, 배부르게 먹는 것도 괜찮겠다.
4인 가족 5만 원 정도를 예상해야 한다. 식당마다 가격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 5~7마리 정도를 5만 원선에 판매한다. 크기와 실속에 따라 마릿수는 다르다. 분위기파라면 식당에 들어가 자리 잡은 후 흥정을, 실속파라면 강구항 쪽으로 가 직접 대게를 고르고 쪄먹는 것이 알뜰한 방법.
초보는 "큰 걸로 주세요."라고 말하지만, 프로는 "알 많은 걸로 주세요."라고 말한다. 대게는 크기로 승부하기보다 알찬 놈을 찾아야 진정한 게맛을 아는 사람. 등 껍질에 검은 기생충이 붙은 것이 진짜 국산 대게. 수입산은 다리에 하얀 점들이 붙어 있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떠나자.
▷물회
대게의 제철은 음력 1월, 즉 2월에 들어서면서이다. 지금 영덕을 찾는다면 물회도 추천할 만하다. 일반 물회는 1만 원, 전복물회가 2만 원선. 물회 생선 종류는 그날그날 어획상태에 따라 변한다. 밥을 처음부터 비비면 따뜻한 밥 때문에 회가 익을 수 있으므로 주의할 것. 입맛에 따라 참기름과 설탕을 넣을 수 있다.
▷보리밥
알뜰파를 위한 메뉴. 5일마다 열리는 영해시장에서 맛깔스런 보리밥을 3천 원에 맛볼 수 있다. 족발도 판다. 소(小) 5천 원, 대(大) 1만 원. 족발에 소주 한잔, 보리밥까지 풀코스로 즐긴다 해도 1인당 1만 원이면 충분하다. 5일장 구경도 색다른 체험이다. 식품류 가격은 경쟁력이 있다.
영해시장의 또 다른 명물 뻥튀기밤. 밤을 구입해 뻥튀기 아저씨에게 맡기면 밤의 양에 따라 1천 원~3천 원 정도의 실비로 튀긴 밤을 만들어준다. 군밤 맛과는 또 다른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전복죽
1박 2일 코스로 영덕을 찾는다면 아침 혹은 늦은 브런치로 전복죽을 추천할 만하다. 내장까지 함께 요리해 노르스름한 전복죽을 즐길 수 있다. 가격은 1만 원. 대게를 파는 집들 중 상당수가 전복죽도 판매한다.
▷산채비빔밥
울진 왔다고 대게와 회만 먹을쏘냐. 불영사를 방문한다면 산채식을 추천할 만하다. 바닷바람을 쐰 후 맛보는 산채비빔밥. 적당한 바다향과 솔향, 시원한 바람까지 더해 산나물이 맛깔난다. 도토리묵 위에 들깨와 산나물을 얹은 음식이 추천 메뉴다. 불영사 입구 산채비빔밥집에는 비빔밥 5천 원, 정식 7천 원.
▷칼국수
덕구온천에서 온몸이 나른해진 당신, 온천 입구에 즐비한 칼국수 집을 추천한다. 물론 호박전과 동동주 한잔을 곁들인다면 금상첨화다.
영덕·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 이번 주 여행 코스 : 영덕 괴시마을-어촌민속전시관-강구항 대게석식-삼사해상공원 숙박-해맞이공원·풍력발전단지-울진 월송정-불영사-덕구온천
* '어서 오이소' 다음주(27, 28일) 코스는 '청송주산지 겨울풍경여행' 편입니다.
댓글 많은 뉴스
尹 탄핵심판 선고 앞 폭동 예고글 확산…이재명 "반드시 대가 치를 것"
노태악 선관위원장 "자녀 특혜 채용 통렬히 반성" 대국민 사과
[단독] '애국가 부른게 죄?' 이철우 지사,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돼
[시대의 창-김노주] 소크라테스의 변론
선관위 사무총장 "채용 비리와 부정 선거는 연관 없어…부실 관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