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동국 英미들즈브러 이적 확정 "팬들이 도왔다"

지난 2주간 국내 축구계를 술렁이게 했던 이동국의 미들즈브러 입단이 마침내 확정됐다. 포항 스틸러스 구단은 23일 "구단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희망해 온 이동국의 미들즈브러 이적에 대승적인 차원에서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으며 '이적료 없이 이적하되 돌아올 때는 포항으로 복귀한다'라는 내용(본지 22일자 26면 보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국의 이적이 성사돼 네번 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가 된 데에는 팬들의 움직임이 적지 않은 역할을 햇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포항과 미들스브러가 이동국에 대해 미래 가치와 현재의 실익을 나눠가지는 조건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자 팬들은 "포항이 장고 끝에 묘수를 찾아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포항이 이같은 방안을 마련한 과정에 역시 팬들의 움직임이 있었다. 포항구단은 당초 이동국의 이적료로 150만 유로(약 18억 원) 이하면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강경한 자세로 나왔다. 계약기간 만료 기간이 6개월 이내면 이적료는 별로 문제삼지 않는 프리미어리그의 관례를 염두에 뒀던 미들즈브러 측은 이에 당황했다. 이즈음 팬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국내 축구팬들은 포항 구단에 "거액의 이적료로 이동국의 발목을 잡지마라."고 온-오프라인을 통해 압력을 행사하는 동시에 미들즈브러에 대해서도 "한국의 간판선수를 헐값에는 내줄 수 없다."고 압력을 넣어 마침내 양 구단이 이동국의 몸값을 '현재'와 '미래'로 나누는 절충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포항구단은 이 과정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팬들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관심을 보이자 자유게시판 등 인터넷 홈페이지 일부를 차단하기도 했고 일부 팬들이 2007 시즌 카드 불매 및 기존 구입분 반품운동까지 벌이자 속수무책으로 이를 지켜봐야한 했다. 버티면 미들즈브러에서 몸값을 올려 줄 것으로 기대했던 포항구단은 팬들의 성화를 외면하지 못하고 수정안 마련에 나서 '무상 이적 후 포항 복귀 및 추후 발생하는 이적료는 미들즈브러와 반분(半分)한다'는 안으로 명분과 실리를 챙겼다.

22일 보도를 접한 스틸러스의 팬 이상훈(41)씨는 "팬들의 적극적인 관심으로 좋은 조건이 나왔다."면서 "이동국의 프리미어 리그 진출에 팬들이 기여한 것 같다."고 말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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