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를 당해 트렁크에 갇힌 택시기사가 LPG 연료밸브를 잠그는 기지를 발휘, 화를 면했다. 택시기사 한모(60·대구 달서구 두류동) 씨는 22일 오전 3시 30분쯤 경산 미래대 앞길에서 강도를 당했다. 대구 남구 대명동 계명대 앞에서 탄 20대 승객이 이 지점에 이르러 갑자기 강도로 돌변한 것. 강도는 한 씨를 흉기로 위협하고 폭행한 뒤 현금 6만 원과 휴대전화를 뺏고 미리 준비한 테이프로 손발을 묶어 트렁크에 가뒀다.
범인이 강도짓을 한 뒤 2시간 여를 다니자 한 씨는 트렁크 안 연료탱크의 왼쪽 윗부분에 있는 '인아웃(In-Out)밸브'를 잠궜다. 이 밸브를 잠그면 연료표시기가 바닥을 가르킨다는 것. 결국 범인은 이날 오전 5시 30분쯤 북구 성북교 부근에서 차를 멈췄고, 트렁크를 열어준 뒤 도망쳤다.
경찰은 범인이 또 다른 범행을 위해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연료가 떨어진 것으로 착각해 한 씨를 풀어준 것으로 보고 주변 목격자 및 인상착의를 파악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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