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운전할 때 속도를 즐기는 편에 속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굉음을 내며 고속으로 달리기만 하는 무서운 '폭주족'은 아니다. 오히려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내가 가장 싫어하는 운전자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실 지금은 방학 중이라 특별히 바쁘게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할 일이 거의 없지만, 개학을 하면 주중에는 매일 교외에 있는 학교로 출퇴근을 해야 한다. 또 일주일에 두서너 번은 타 도시에 있는 학교로 가기 위해 고속도로를 달려야 할 만큼 나는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사람이다. 그러다보니 핑계로 들릴 수밖에 없겠지만, 운전대 앞에서 늘 바쁜 마음으로 앉아있기 일쑤다.
요즘 차를 몰고 거리에 나가보면 참으로 걱정스런 우리의 교통문화 현실에 한심스러운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생활의 필수적인 도구처럼 변해버린 오너드라이버 승용차(자가용)의 등장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운전대를 잡게 만들었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충분히, 그리고 신중하게 준비되지 않은 초보운전자들을 마구 거리로 쏟아부은 덕분(?)에 아침·저녁 출퇴근 시간에는 거리가 거의 난장판이 되어버린 듯한 모습이 여기저기서 쉽게 눈에 띈다.
차량이 다들 밀려있는 네거리에서 나 하나 차선 변경하려고 버티고 끼어들기, 차선변경하면서 방향지시등 절대 안 켜기, 휴대폰은 꼭 손에 들고 받기, 고속도로에서 제한속도 100km 보다 천천히 60-80km 속도로 추월차선에서 달리기, 초보운전이지만 무시당할까봐 표시판 안 붙이고 기어가기 등등....
마치 나만을 위해서 도로 위에 있는 다른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행태이다. 자신만만하게 거리를 달리는 사람들은 '운전대를 잡는다'는 게 얼마나 큰 책임이 따르는 일인지 알 턱이 없다. 운전대를 잡는 것은 나의 생명과 안전, 그리고 함께 도로 위에 달리고 있는 다른 사람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같은 의지가
철저하게 인식되어 있는 사람들만이 운전을 하고 있다 해도 교통사고는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운전은 나 혼자만 편하자고 하는 게 아니다. 남을 충분히 인식하고 모두가 함께 더불어 편리하고 능률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임을 느끼고 새기면서 운전하는 사람이 지금 내 옆 자동차에 앉아 있는 운전자들 중에서 몇이나 될까.
최영애(경북대·영남대 음악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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