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 토했을때 손수건 건네던 손길

1979년 2월 어느 날,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입학 때 입을 교복을 구입하려고 일곱 살 많은 누나와 함께 청도에서 완행열차를 타고 동대구역에 내려서 칠성시장으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그날따라 속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몇 코스 정도 지났을 무렵, 속이 미식미식 거리고 씩은 땀이 나더니, 기어이 내용물을 토하게 되었고, 그것을 양손으로 받아들고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으니 "학생이 속이 좋지 않구먼?" 하면서 옆에 서있던 누나에게 자신의 손수건과 비닐봉지를 건네주어 따가운 시선과 부끄러움을 막아주셨던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의 따뜻한 배려를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당시 경황이 없어 고맙다는 인사도 못 드렸는데, 지금도 동대구역 부근을 지나 칠 때면 그 때 그 기억들이 생각납니다. 아주머니 고마웠습니다. 지금 그 어디에 계시더라도 행복하세요!

이근항(경북 경산시 백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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