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가 일자리 7만 개 창출을 위해 가장 심혈을 쏟는 부문이 외국기업·자본 유치. 도는 이를 성사시키기 위한 전단계로 사상 처음 ' 외국인직접투자 기업(외투기업) 경영환경 설문조사'를 벌여 업계 요구사항을 파악했다. 2월 1일에는 투자유치단을 미주지역에 파견한다.
이에 본지는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도내에 진출한 유망 외투기업들의 성공담을 소개한다.
지난해 1월 일본 도쿄의 도레이사 본사 회의실. 세계적인 화학소재기업 도레이가 해외에 투자한 현지 기업 사장 1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도레이 본사 사장에게 신년 인사차 모인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도레이새한 이영관 사장은 전세계 100여 개 해외투자기업 중 가장 많은 이익을 낸 업적에 대해 본사 사장으로부터 직접 격려를 받았다. 300억 원의 적자를 내던 '애물단지'를 불과 7년 만에 450억 원의 흑자를 내는 '알짜기업'으로 돌려세운 데 대한 감사의 인사였다.
도레이새한은 지난해 매출 6천800억 원, 영업이익 400억 원을 기록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법정관리 신세에 있던 새한이 일본 도레이사와 손을 잡았지만 이렇게 빨리 변신할 거라곤 아무도 예상치 못한 것.
이런 도레이새한의 투자성공 요인은 뭘까? 업체 관계자들은 "일본 도레이사의 적극적인 기술 지원 및 글로벌 판매망과 고품질 제품 생산, 가격 경쟁력 등이 맞물렸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달라진 국내투자환경, 특히 경북 구미의 좋은 투자환경이 뛰어난 실적을 내는데 크게 작용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당시엔 높은 임금과 경직된 노사문화 등을 이유로 한국 투자를 기피하고 대신 값싼 노동력을 가진 중국, 동남아 등지로 눈을 돌렸던 외국기업이 많았던 추세였다. 도레이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도레이가 끝내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한국의 수준 높은 기술인력이 값싼 노동력보다는 제품의 품질과 생산성을 더 높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또 경북도 공무원들의 외국기업 유치에 대한 남다른 정성도 한몫했다. 기업이 잘 돼야 사람과 돈이 모인다는 달라진 자세로 적극 뛰어다닌 결과다.
"얼마 전 일본 도레이가 중국에 공장을 신설하기 위해 뛰어든 적이 있어요. 하지만 공장 하나 짓는데만 수개월이 걸렸지요. 각종 인·허가 과정이 얼마나 긴지…. 게다가 물과 전력 사정이 좋지 않아 공장이 정지하는 적이 많았습니다. 우리 같은 장치산업 경우 공장이 한번 서면 엄청난 손해가 발생하지요."
도레이새한 한 관계자는 "반면 구미는 물, 전기, 소방, 도로 등 기반시설에 대한 것들을 하루에 모두 해결해주는 등 달라진 행정서비스가 투자유치의 매력포인트였다."고 말했다. 때문에 도레이새한은 오는 2010년까지 4억 달러를 구미 4공단 6만 평에 쏟아붓고 있다.
그러나 개선해야 할 부분도 적잖다. 일단 교통이 불편하다. 외국에서 회사 임원이 오거나 외국으로 출장이라도 가려고 하면 이만저만 불편한 것이 아니다. 회사 관계자들은 "구미에 KTX라도 서게 만들어줘야 더 많은 외국기업들이 올 것"이라고 충고했다.
교육 인프라나 문화·위락시설이 부족한 점도 지적 대상이다. 수도권 우수인재들을 채용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더 어렵다. "회사의 주력을 화섬에서 IT 소재로 바꾸기 위해 2005년에 신소재사업연구소를 만들려고 연구원을 모집했는데 아무도 구미에서 근무하려고 안 했어요. 어쩔 수 없이 서울 한 대학교에 만들었더니 경쟁률이 100대 1을 넘더군요."
도레이새한은 경북의 투자여건 점수는 85점 정도라고 했다. 그들은 "외투기업들의 경북 투자가 계속 이어지기 위해서는 원만한 노사관계, 교통, 교육, 문화, 정주여건 등에 집중 투자해 가치를 높이는 방법뿐"이라고 조언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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