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북구 침산 푸르지오에 사는 김경숙(40·여)씨는 최근 한 신문에서 한국전력에서 가족 수 5인 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전기료를 깎아준다는 내용을 접했다. 가뜩이나 겨울철 전기료가 많이 나와 걱정이던 김씨는 눈이 휘둥그레질 수밖에 없었다. 곧바로 주민등록 등본 등 서류를 챙겨 한전을 찾아 신청했다.
김씨는 "보통 4만 원이 나오던 것이 지난달엔 350kWh를 사용해 5만 원이 넘었다."고 말했다. 평소 전기료를 아끼려고 TV도 17인치를 사용해왔지만 자녀가 3명이라 기본적으로 전기 사용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 김씨는 "아이들 때문에 컴퓨터 2대에 스탠드도 각자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기다 추운 날씨 탓에 침대에 전기장판을 깔면서 전기료가 부쩍 올랐다.
하지만 이번 신청으로 한 달에 전기료를 1만 원 가까이 절약할 수 있어 전기 사용에 부담이 훨씬 줄어들 것 같다며 좋아했다. 김씨는 "특히 담당 직원이 에어컨 사용이 많은 여름철에 큰 효과를 볼 거라고 했다"고 전했다.
최근 전기가 '세일'에 들어갔다. 한전이 지난 15일부터 5인 이상 가족이나 자녀 3명 이상 가구에 대해 전기료 누진 단계를 한 단계 낮추어 전기료를 절감해주는 제도를 시행한 것.
장영진 한전 대구사업본부 고객지원팀 과장은 "이번 제도 시행은 가족 수가 많아 어쩔 수 없이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 가구들을 위해 일부 전기료를 완화해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가장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저출산 대책에 전기도 동참하려는 뜻이 있다고 덧붙였다.
제도 시행이 알려지면서 각 한전 민원창구는 때 아니게 분주하다. 고객지원팀의 백선희씨는 "지난주 월요일쯤부터 신청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며 "요즘은 하루에 40건 이상이 신청이 들어와 정신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신청인의 70%는 아파트 주민들. 이는 최근 각 아파트 게시판마다 제도를 알리는 공고가 붙어 아파트 주민의 호응이 높기 때문이다. 신청을 위해 한전을 찾은 박임규(63·대구시 북구 침산3동)씨는 "24일 우연히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어있는 공고를 봤다."며 "주위 주민들에게 물어보니 대부분 신청했거나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실제로 25일까지 한전에 접수된 건수는 불과 2주 만에 789건이나 이루어졌다. 또 다른 신청자 장성기(47·대구시 북구 구암동)씨는 "전반적으로 전기료 사용이 갈수록 늘어 전기료가 가계의 만만찮은 부담으로 작용했는데 이번 제도는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반겼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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