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가서 도와주고 싶어요"
"저의 작은 힘이 그들에겐 참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난 14일 7박 8일간의 일정으로 세계청년봉사단의 '태국 해외봉사단'에 참여했던 백종협(18·능인고 2) 군은 수능시험이 끝나기만을 고대하고 있다. 다시 그곳에 가고 싶기 때문. 작은 땀방울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해 준 그곳, 삽질 한 번에도 "컵 쿤 크랍(감사합니다)!"을 외쳐줬던 현지인들이 머릿속에 맴돌기 때문. 백 군은 "많은 봉사를 해봤지만 이번 태국 차잉마이에서의 일주일은 정말 가치있고 가슴 뿌듯했다."며 "기회가 된다면 당장 다시 떠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태국 차잉마이로 해외봉사를 떠났던 대구의 초·중·고교생 30여 명은 '땀의 소중함'을 깨닫고 왔다. 큰 일교차, 향신료 듬뿍 든 음식, 바가지에 물을 떠 볼일(?)을 봐야 했던 낙후된 그곳에서 갖은 고생을 했지만 이상하리만큼 추억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몇 백 평이나 되는 논에 둑을 쌓았어요. 온몸이 진흙투성이가 되다 보니 누가 현지인이고 누가 우리들인지 모를 정도였어요. 진흙에서는 지린내가 어찌나 심하던지. 한 사흘 지나니까 다들 맨발로 다니고 씻지도 않고 완전 태국사람이 다 됐죠."(신준형·18·고2)
"고3 정도 되는 애들이 초교 수준의 영어를 배우고 있었는데 하나를 가르쳐주니까 막 따라하는 게 신기했습니다. 준비해 간 옷, 과자, 학용품이 신기한 듯 만져보는 그 눈망울이 참 순수해 보였어요. 울타리 쌓는 일이 가장 보람됐어요."(이진용·18·고2)
나흘째 되던 날, 라후족의 학교를 방문한 봉사단은 "바다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는 현지 아이들을 위해 바다를 만들기로 했다. 100m 정도 되는 학교 외벽을 하루 동안 깨끗이 벗겨낸 후 다음날 페인트로 파도 치는 바다를 듬뿍 담아낸 것. 신윤정(17·대구여고 1) 양은 "대구에서는 차만 타면 바다를 볼 수 있는데 아이들이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기에 바다 벽화를 그렸다."며 "아이들이 한국말로 '바다' '바다'를 외치는 모습을 보니 정말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들 대구 출신 해외봉사단은 이 밖에도 밤마다 모여 숙제를 서로 도와주고 퍼즐을 맞추거나 색종이를 접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교육환경이 열악한 현지 아이들은 난생 처음 접하는 놀이와 학용품에 연방 놀라는 모습이었다는 것.
"이번 수능시험이 끝나면 함께 갔던 고2 아이들끼리 돈을 모아 꼭 다시 차잉마이로 가 봉사활동을 펼칠 거예요. 헤어질 때 아이들이 흘렸던 눈물이 자꾸 아른거리거든요. 제가 큰 힘이 된다는 게 이렇게 기쁘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어요."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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