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된 부인과 5살 아들을 둔 이모씨 가족의 2020년 하루.
이씨는 오전 6시 '가족로봇 1(비서로봇, 홈 서비스로봇)'이 들려주는 알람소리에 눈을 뜨고 자리에 누운채 뉴스, 날씨와 그날 스케줄을 듣는다. 조찬 모임이 있어 일찍 출근하는 이씨는 로봇에게 1시간 뒤 부인과 아이를 깨우도록 한 뒤 청소·경비를 담당하는 '가족로봇2'에게도 임무를 주고 출근을 했다. 왼쪽 팔다리가 불편한 부인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 뒤 생체신호를 감지하는 의수·족을 끼고 외출준비를 한다. 장애인용 특수차량시스템이 장착된 차가 있어 혼자서 병원에 들러 물리치료를 받고 오후에는 미용실에서 머리손질도 하고 피부마사지도 받는다.
그 사이 집에 돌아온 아이는 '가족로봇 3'에게 영어회화를 배우고 동화와 음악도 듣는다. 가장 이씨는 갑자기 술 생각이나 '가족로봇 1'에게 좀 늦는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집 근처 카페에서'로봇바텐더'가 건네준 칵테일 몇잔을 마신 뒤 귀가한다.
◇'1가구 1로봇'시대온다
이씨의 일상은 상상속의 일이 아니다. 불과 십수년 뒤인 2020년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는 장면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최근 외부에서 쌍방향 대화를 통해 로봇을 원하는 장소로 보내 보안상태를 확인케 하거나 청소를 시키고 각종 모니터링까지 할 수 있는 로봇 '로미(ROMI)'를 개발했다.
의료계에서는 암수술까지 로봇이 대체하고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이 2005년 7월 국내 최초로 도입한 복강경 수술 로봇 '다빈치'는 700만~1천500만원에 이르는 많은 비용에도 1년 반만에 200건 이상을 시술했다. 로봇수술은 암 수술에서 공통적으로 10배 이상 확대된 3차원 입체시야와 인간의 손보다 더 정밀한 움직임을 보이는 로봇팔을 이용해 수술부위의 주요 신경과 혈관을 다치지 않게 정교한 수술을 한다.
청소·경비로봇 등 홈서비스 로봇과 오락·애완로봇은 이미 상업화되기 시작했다. 국내 대기업들과 로봇전문기업들이 앞다퉈 제품을 내놓고 있다. 유진로봇이 내놓은 40만원대 청소로봇 '아이클레보'는 1년만에 2만5천대가 팔렸을 정도로 생활 깊숙히 파고 들고 있고 국내 대기업들과 로봇전문기업들은 제품개발 경쟁을 하고 있다.
정보통신부도 '국민로봇사업단'을 출범시켜 100만 원대 가정용 로봇을 상용화시키기로 했다. 보급형 로봇은 음성인식으로 영어 동화를 읽어주는 교육로봇 '주피터'와 원격조정으로 청소 기능을 하는 '네토로', 뉴스와 e메일 서비스 등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보이드'등이다. 현재 시범서비스가 진행중으로 기능을 점검한 뒤 이르면 하반기부터 상용화가 가능할 전망.
◇로봇산업은 한국의 미래 스타산업.
국제로봇연맹을 비롯한 연구기관 예측에 따르면 세계 지능로봇 시장은 2005년 200억달러에서 2020년 1조 달러에서 1조4천억달러까지 성장, 자동차와 반도체 시장을 능가할 만큼 막대한 시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 현재 국내 로봇시장 규모도 3천500억원대에 이른다.
이같은 전망에 따라 정부도 지능로봇을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으로 선정, 2013년까지 세계로봇 시장 15% 점유, 총생산 30조원, 수출 200억달러, 고용창출 10만명을 달성해 세계 3대 지능형로봇기술강국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포항지능로봇연구소도 견인차
지능로봇산업 발전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지방자치단체(경북도·포항시)가 설립한 포항지능로봇연구소가 오는 4월 개원한다.
연구소는 대구·경북·울산지역 R&D기반 및 인적인프라를 활용한 로봇기술과 IT·BT·NT 등을 융합한 연구개발을 통해 지능로봇 기술을 선도한다는 목표다.
국비 180억원을 포함, 480억원이 투입되는 포항지능로봇연구소는 국내 지능로봇연구기관 가운데 유일하게 R&D역할과 산업화 기능을 함께 하는 연구소로 대구·경북 300여개 로봇관련 업체의 기술경쟁력 향상과 기술사업화에 큰 도움이 될 전망.
경북도는 특히 지난 연말 로봇체험관 건립예산을 확보해 오는 10월 학생과 시민들을 위한 로봇산업 체험기회 제공과 로봇문화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중에 있다.
염영일 포항지능로봇연구소장은 "많은 부품이 들어가는 지능로봇은 관련 부품업계의 대규모 동반성장을 가져온다."며 "지능로봇을 한국의 미래 스타 산업으로 육성하는데 포항연구소가 견인차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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