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교육을 앞에서 이끌고 뒤에서 미느라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조병인 교육감을 만났다. 23개나 되는 지역 교육청 행사에 참석하기도 시간이 넉넉찮지만 조 교육감은 짬짬이 독서로 머리를 식힌다고 했다. 그가 '읽어 봤느냐'며 내민 책은 지난 연말에 출간된 '다산 선생 지식경영법'. 유배생활 동안 수백 권의 저술을 남긴 다산의 저작활동을 통해 배울 수 있는 효율적인 공부방법과 정보처리기법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조 교육감은 "책을 읽어보니 교육 현안에 적용할 것들이 많더라."면서 "다 읽고 난 다음에 교장 선생님들에게 꼭 권할 요량"이라고 말했다.
이달로 임기 5개월째를 맞은 조 교육감으로부터 올 한 해 경북 교육의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도 교육청은 최근 2010년까지 역점사업 20가지를 담은 '2010 선포식'을 갖기도 했다.
▶난치병 돕기 사업 강화
조 교육감은 먼저 경북도 교육청이 2001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난치병 학생 돕기 사업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이 사업을 통해 지난 6년간 570여 명의 난치병 학생들에게 치료비를 지원했다. 조 교육감은 "돈이 없어서 병원 치료를 받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 사업의 목적"이라고 했다. 앞으로 전국의 종합병원과 계약을 체결, 의료비 전액 지원을 위한 모금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난치병 돕기 사업의 대상이 되면서도 수혜 사실을 알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학교에 올바른 정보를 알리고 모금사업에 동참하도록 각 기관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육력 향상에 올인
조 교육감은 취임 당시 "경북 학생들의 교육력(학업 성적)을 향상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농·산·어촌 학교가 많은 경북의 특성상 사교육의 도움 없이 공교육내에서 학생들이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제반 정책을 실천하겠다는 것.
그는 이를 위해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키우는 한편 방과후학교에서도 교육력 제고를 우선과제로 정했다고 말했다. "대도시 학교에 비해 저소득, 조손 가정 자녀가 많아 공부를 학생의 몫으로만 맡겨두기 힘든 형편입니다. 중·고교 방과후학교에 교과과정을 많이 편성해 성적 향상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계획입니다."
또 독서 교육을 활성화하고 2008학년도 입시부터 강화되는 통합논술에 대비해 논술담당 교사들의 실력을 키우기 위한 연수를 갖도록 하는 등 공부 잘하는 경북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어체험학습원 추진
지난 연말 경북도의회에서 영어마을에 제동을 건 것과 관련, 조 교육감은 교육청의 영어체험학습원은 경북의 영어마을에 비해 기능과 규모면에서 거리가 있다며 당초 계획대로의 진행을 약속했다. 그는 "경북에 산재한 폐교를 활용하면 80억~100억 원 가량의 예산으로 동시에 100명 가량 수용 가능한 시설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이미 각 시·도에서 영어체험학습원 유치를 위한 사업안을 앞다퉈 올려 놓은 상황이어서 부지를 구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시대에 맞춘 학생들의 어학실력 향상을 위해 원어민 교사를 충원하는 한편 평생 교육, 특수교육도 내실화할 것이라고 했다.
▶인성교육 강화와 사업 예산 확보 노력
조 교육감은 교육의 근간으로 인성교육을 강조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과 우리 고장 전통 문화 체험을 장려하는 한편 각종 문화·예술활동에도 많이 참가하도록 학교 차원에서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특히 외국인 부모를 둔 다문화 가정 자녀들을 위한 나라 사랑 교육과 관련 프로그램을 늘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빠듯한 예산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올해 경북도 교육청의 예산은 전년에 비해 48억 원 증액됐지만 인건비는 1천100억 원이 올랐다. 전체 사업 중 예산을 옴짝달짝 할 수 없는 경직성 사업이 85%.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에 장애 요소가 많다.
조 교육감은 "예산상 여건이 어렵기는 하지만 본청과 지역 교육청, 학교들이 힘을 합하면 2010 계획을 무리없이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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