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오전 2시까지의 피로한 일정을 뒤로 하고 우리는 아침 일찍 서둘러 꼴로안섬으로 향했다. 기사아저씨에게 호텔 로비에 꽂혀있던 안내 책자 사진을 가리키며 이곳으로 데려다달라고 하니 알겠다고 한다.
마카오반도에서 기나긴 대교를 건너 공항이 있던 타이파섬을 거쳐 드디어 도착한 꼴로안섬. 여행정보카페에서 이미 들은 바는 있지만 이렇게 작을 줄은 몰랐다. 택시를 타고 내리니 '궁'에서 채경과 신이 앉아서 에그타르트를 먹던 공원이 보인다. 여러 방향으로 난 길 중에서 어느 길로 가야할지 몰라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예쁜 녹색 표지판에 쓰여 있는 성프란시스코자비에르성당이라는 글자를 보고 무작정 그 쪽으로 향했다. 한 오십발걸음 정도 걸었을까? 왼쪽에 보이는 노란색의 벽과 파란색 문으로 조화를 이룬 예쁜 성당. 그 앞에서는 마카오인으로 보이는 젊은 신혼부부가 웨딩촬영을 하고 있었다. 마냥 행복해 보인다. 바닥은 세나도광장과 비슷한 물결무늬로 꾸며져 있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니 자그마하면서도 조용한 분위기가 마음을 정화시키는 듯하다. 내부에는 마치 하늘을 가져다놓은 듯한 예쁜 하늘색의 벽화가 감탄을 자아내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맞은 편, 바다가 보이는 산책길을 걸었다. 드라마 '궁'의 주인공인 채경과 신이 다시 재회할 때, 신이 서있었던 그 곳. 우리가 갈 때는 조금씩 보슬비가 내리고 있어서 약간 춥기는 했지만 운치를 더했다. 조용하고 한적한 모습이 전날 갔던 화려하고 활기차던 홍콩과는 또 다른 분위기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조용히 걷다보니 눈앞에 에그타르트 가게가 보인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서서 빵을 사가고 있었다. 나도 그 열에 끼어서 정말 많이 기대했던 에그타르트를 사왔다. 근처 공원에 앉아 하나 먹는 순간 어찌나 맛있던지 얼른 가서 두 상자나 더 사왔다.
갈수록 나를 설레게 하는 이 조용한 시골마을. 에그타르트를 먹고 있다가 곧 '궁'에서 본 안토니오 아저씨를 발견했다. 그리고 얼른 내 동생과 함께 그 쪽으로 뛰어갔다. 반갑게 맞아주시는 아저씨. 우리는 2층으로 올라가 메뉴를 보고 식사를 주문했다. 그곳엔 이미 많은 외국인들로 자리가 모자랄 지경이었다. 점심메뉴를 시킨 후 기다리며 사진도 몇 장 찍어봤다. 곳곳에 와인병들로 장식한 예쁜 레스토랑 내부가 포르투갈의 향기를 느끼게 하였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기 직전, 안토니오 아저씨께 부탁해서 함께 사진도 찍었다. 이곳에 하마터면 선물로 산 에그타르트를 다 놓고 갈 뻔 했는데 친절하게도 뒤에서 아저씨가 우리를 부르며 가져다주셨다. 작지만 그 속에서 평화로움이 느껴지는 마을, 꼴로안섬. 꼴로안마을을 다 느끼고 오기에는 시간이 너무나 부족했던 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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