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 차량 운전자 박모(40·여·서구 비산동) 씨는 최근 LPG 충전소를 찾았다 깜짝 놀랐다. 충전소 직원으로부터 "가스가 새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것. 바로 차량정비소에서 가스가 얼마나 새는지를 검사받고는 더욱 놀랐다. '차량 내부의 탄화수소 농도가 치명적인 수준'이라는 얘기를 들은 것. 박 씨는 "히터를 틀 때마다 가스 냄새가 심해 충전소를 찾은 김에 누출 검사를 받게 됐는데 큰일 날 뻔했다."고 말했다.
주유 때마다 '가스용기의 고정상태 및 가스누출 여부'를 점검해 줘야 하는 가스충전소가 실제 점검을 거의 해주지 않는데다 고객의 요청에도 '괜한 걱정'이라며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어 사고 위험이 높다.
실제 29일 오후 대구 동구의 한 LPG충전소에서 1시간 동안 지켜본 결과 28대의 차량 중 '가스누출 점검'을 받은 차량은 단 한 대도 없었다. 이곳에서 만난 17년차 택시기사 임모(55) 씨는 "가스누출 검사를 충전소에서 해준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며 "연비가 심하게 떨어진다고 느낄 경우에는 회사 측에 얘기해 점검을 받고 있지만 충전소에서 받아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곳 종업원도 "고객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만 누수 점검을 해주는데 한 달에 1, 2대꼴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대구 북구의 한 LPG 충전소에서 만난 이석현(33·달서구 상인동) 씨는 "누출 점검을 요구하니 직원들이 마지못해 점검해주는 경우도 있었다."며 "엔진오일 등을 교환할 때 차량정비소에서 한 번씩 점검받는 게 오히려 속 편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누출 검사를 제대로 받지 않을 경우 폭발사고, 사망사고 등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실제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에도 충전소 측이 누출 검사를 해주지 않을 경우 '형사고발 대상'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대구 북구청 관계자는 "누출 점검이 충전소의 의무사항이라는 사실을 아는 운전자가 거의 없다."며 "운전자나 충전소 모두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이를 위반해 형사고발 당한 곳은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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