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예술 문화 교육이다'. 케이블 TV 에 있는 수많은 채널 중에 어느 문화 코너의 이름이다. 직업이 음악 선생이다 보니 가끔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게 되고, 좋은 클래식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
참으로 좋은, 무척 반가운 질문이긴 한데 대답하긴 너무 어렵다. 뭐 그리 어려운 질문일까 하겠지만, 이미 음악을 좋아하고 '클래식 음악 매니아'라고 자부하는 이들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음악이란 (아니 음악 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이란) 내게 아름다운 감동을 주는 작품이 반드시 모든 이를 똑같이 감동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이리라.
요즘 세상에서는 아이가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하면 음악(주로 피아노 교습을 통해서)과 미술 학원은 마치 필수 코스인양 함께 배우러 다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면서 엄마들은 우리 아이가 나중에 커서 예술에 대해서도 남에게 빠지지 않는 최소한의 수준을 습득할 것이라 안도하는 듯이 보인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어릴 적에 피아노를 배웠음에도 음악은 고사하고 노래방 가는 것조차 부담스러워 하는가 하면 클래식 음악은 호랑이 곶감 보듯이 기피하는 이들이 꽤 자주 보이는 것은 왜일까. 아마도 음악에 대한 사랑과 이해를 시작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닐까.
예전에 유학시절 친구들과 함께 어느 음악회 공연을 함께 보고 서로 리뷰를 나눴던 기억이 떠오른다. 몇 년전 대구에서도 리사이틀을 가졌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이보 포고렐리치의 공연이었는데, 당시에도 그는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최고의 피아니스트라고 할 수 있었고 공연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여러 친구들 중에 (그 중 절반 정도가 음악을 전공하는 사람들이었다) 한 사람이 그의 연주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그는 음악을 전공하는 이도 아니었고 어릴 적 잠시 피아노를 배운 적이 있는 말 그대로 음악 매니아 정도였지만, 그의 비판은 상당히 근거있는 이유를 들고 있었다.
함께 공연을 보았던 다른 모든 친구들이 그의 비판에 대해 비아냥거렸지만 (나를 포함해서) 그렇게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음악 사랑', 바로 이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진정한 음악 교육이 아닐까.
최영애 경북대·영남대 음악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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