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취업포기 청년 갈수록 는다

얼어붙은 고용시장 절망하는 젊은이들

지난해 9월 직장을 그만둔 윤모(29·대구 달서구 용산동) 씨는 이달부터 취업 사이트를 보는 것조차 그만뒀다. 더 이상 답답함과 좌절을 맛보며 하루하루 버티기가 싫었기 때문. 윤 씨는 "제약회사에 다니던 경력을 살리면 재취업이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경력직은 커녕 신입사원도 어렵다."고 했다.

얼어붙은 고용시장이 젊은이들을 절망의 그늘로 내몰고 있다. 대구 청년 실업률이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일자리 얻기를 아예 단념하는 비경제활동인구까지 계속 늘고 있는 것.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대구의 15~29세 실업률은 10.5%를 기록했다. 대구의 청년 실업률이 10%대를 넘은 것은 지난 2003년의 11.7% 이래 3년 만에 처음으로, 7대 광역시 중에서도 광주에 이어 2번째로 높다. 특히 청년실업률은 2005년 같은 기간의 7.9%에 비해 2.6%P나 증가했다.

이처럼 실업률이 늘고 있는 것은 지역의 유통·서비스 업종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 청년층이 제조업 취업을 꺼리고 사무직을 선호하는 성향으로 인해 유통·서비스업의 취업자가 줄면 실업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것. 지난해 말 현재 제조업 취업자 수가 23만 6천 명으로 2005년 24만 5천 명에 비해 9천 명이 줄어든 반면, 도·소매 음식·숙박업종 취업자 수는 37만 1천 명에서 34만 4천 명으로, 무려 3만 7천 명이나 줄었다.

실제 일을 하고 있는 20대의 경제활동인구도 해마다 큰 폭으로 줄고 있다. 대구 지역 25~29세 경제활동인구는 지난해 말 현재 21만 4천 명으로, 2005년 23만 2천 명보다 7.8%나 줄어 199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구직 연령대에 있는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서 취업 준비에 매달리거나 공무원 시험 등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취업을 포기하는 실망 실업자가 늘수록 사람도 없고 일자리도 없게 되고 이는 결국 가계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다. 대구지방노동청 관계자는 "일자리 부족 현상이 계속되면 지역의 인재들이 수도권 등 역외로 유출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결국 지역의 산업구조를 개선, 안정적인 일자리를 확보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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