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부출연 연구기관 톱 브랜드 발표

추운 겨울 지하주차장에서 아파트 입구까지 리모콘으로 차를 대기시켜 놓을 수는 없을까. 200~300년이 지나도 끄떡없는 '슈퍼 교량', 비행기속도에 육박하는 자기부상열차를 만들고 뇌 기능 작동원리를 완벽하게 규명해 뇌 질환 예방을 할 수는 없나?

모두 불가능한 일도, 먼 장래의 일도 아니다. 10년내에 모두 현실화될 수 있는 얘기다.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을 비롯한 정부출연 연구기관(출연연)들이 연구역량을 총동원해 '세계 최고 브랜드 만들기'에 발벗고 나선다.

과학기술부는 2일 대덕연구단지에서 김우식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톱 브랜드 프로젝트(Top Brand Project) 기관장·연구책임자 회의'를 갖고 각 출연연의 세계 최고 브랜드 만들기 추진사례 발표회를 가졌다.

톱 브랜드 프로젝트는 각 출연연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연구역량을 결집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성과를 창출하고 이를 브랜드화하는 사업. 각 출연연들이 연구 분야별로 특성화하고 수요지향의 연구를 수행토록 해 사회·경제적 기여도를 높이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DGIST를 비롯한 33개 출연연들은 71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올해에만 연구비로 2천538억원이 투입되며 앞으로 과기부는 10년간 3조7천억원을 쏟아 붓는다.

주요 프로젝트는 DGIST의 '지능형자동차 핵심부품 기술개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브레인-K', 한국기계연구원(기계연)의 '시속 550㎞급 자기부상열차 실용화', 건설기술연구소(건기연)의 '슈퍼 브리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복합 시스템 디자인(Complex System Design)'등.

◇지능형 자동차=DGIST는 세계 자동차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고 신성장동력사업인 미래형자동차 개발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2015년까지 수행될 DGIST의 과제는 지역산업과의 연관성도 크다. 연구비만 207억원이 투입된다. DGIST의 기술개발이 상업화되면 180° 회전하는 파워시트를 이용해 좌석을 뒤로 돌려 리모콘으로 주차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또 차 밖에서 리모콘으로 주차를 시키고 출근할때 지하주자장에서 아파트 입구까지 차를 대기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조향장치, 브레이크, 동력, 공조장치 등 조정가능한 장치들을 컴퓨터로 통합·운전할 수 있다.

이선봉 DGIST 연구팀장은 "지능형 자동차 기술개발은 대구·경북 산업에 도움을 주고 국가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는 연구과제여서 하루라도 빨리 결과물을 내놓기 위해 연구원들이 혼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베일벗는 뇌의 신비=치매가 오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뇌 기능 차이는 무엇일까. 또 뇌졸중을 예방하는 획기적인 치료법을 개발할 수는 없을까. KIST는 인류의 마지막 미개척지로 불리는 '뇌'의 신비를 벗겨내는데 도전한다. 뇌의 분자 변화가 어떻게 행동으로까지 이어지는 지에 대한 모든 과정을 규명해 뇌의 신비를 완전히 벗겨낸다는 야심찬 연구프로젝트(Brain-Key)다.

600억원이 투입되는 뇌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뇌기능 분석 신기술개발과 뇌질환 치료전략을 구축할 수 있게 돼 엄청난 부가가치를 가져올 수 있다. KIST는 2016년까지 연구결과를 내 세계 10대 연구소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비행기처럼 달리는 자기부상열차=일반 여객기의 평균속도는 시속 900~1000km, 헬기는 보통 시속 300~400km로 난다. 한국기계연구원은 2020년까지 시속 550㎞급 초고속 자기부상열차 개발에 나선다. 여객기 속도보다는 느리지만 헬기보다는 더 빠르게 달리는 열차를 만든다는 것. 기계연은 2천500억원이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세계 1등 열차상품을 내놓겠다는 목표.

◇반영구적 슈퍼교량=건기연은 200년이 지나도 끄떡없는 '슈퍼·장수 교량'을 2020년쯤 선보인다. 100년도 채 안되는 수명에다 유지관리 비용이 큰 교량의 수명을 반영구화 해 성수대교 붕괴 같은 사고를 막고 예방하고 재정절감에 기여한다는 구상. 2015년까지 기술개발에 500억원이 투입된다. 현실화되면 공사비와 유지관리비용을 20% 이상 절감할 수 있게 된다. 과제성공은 초고성능 콘크리트와 고성능 캐이블 개발이 관건이다.

'새만금사태', '천성산 고속철 노선 갈등'과 같이 사회적으로 홍역을 치렀던 문제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장치를 만들 수는 없을까. KAIST는 여기에 도전한다. 복합시스템 디자인 프로젝트로 계량중심의 공학시스템을 사회·경제문제까지 풀 수 있는 복합시스템으로 개발한다는 목표다. 인공위성·기계·반도체·생체모사 등 시스템 기반기술과 이론을 총동원, 사회의 복잡한 갈등까지 해결하는 설계시스템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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